곤두박질치던 마음이 심하게 요동 치는 거 보니 평정심을 찾아가는 과정인가보다. 글을 쓰면서 나를 드러내고 내 기분, 감정, 마음을 표현했다. 처음으로 나답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게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느낀다.
누군가에게는 나의 글이 칼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전혀 다른 반응들에 내가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지만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다. 공감하고 위로받았다는 말에는 뿌듯하고 코끝이 찡했지만, 심한 말을 들을 때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심장이 빨리 뛰고 가슴을 쿡쿡 찌르는 것 같다.
이틀 전에 마주 보고 앉아서 대놓고 들었던 말.
"어디 그 따위로 책을 내."
순간 책이든 기사든 어떤 글이 됐건 더 이상 쓰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그냥 모든 것을 놓고 싶었다. 이런 말을 듣고 계속 글을 쓰는 건 멍청한 짓이다.
그럼에도 그저 나답게 살고 싶어서 이곳에 들어왔다. 혹시 누군가는 내가 안 보이면 걱정하거나 궁금해하지 않을까 해서 '그 따위의 글'이 아니라 간단히 안부를 전하자는 마음으로 남겼다. 꾸밈없이 솔직하게. 힘들고 아픈 마음 그대로를...
꼬치꼬치 묻기보다 그저 아픈 내 마음을 먼저 보듬어주는 사람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눈물을 쏟았다. 글로 상처 받은 마음이 글로 치유가 됐다. 내 마음을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하지 못하고, 쌓이고 쌓이면 독이 될 텐데 내 안에 독을 품고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우울한 글이라도 나를 위해 써야 한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부디 상처 받은 마음에 '오기'가 아닌 '평화'가 깃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