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하영 Mar 26. 2016

화장(품)의 사회 문화적 역할과 의미에 대해

여성들에게 화장(품)이란?

늘 비즈니즈적인 측면에서의 생각과 해석은 했지만 화장 그리고 화장품이 갖는 본질과 다양한 해석은 해보지 못했는데, 최근 한 제안서를 쓰면서 다양한 생각들을 해보게 되었다. 이전 글에서 화장이란 것이 일종의 '의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내용에 대해 썼는데, 어쩌면 이번 글은 거기에서 좀 더 확장된 글이 되겠다. 


화장품의 사전적 의미는 '화장하는 데 쓰는 크림, 분, 향수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이라고 일컫어진다. 그렇다면 사전적 의미가 아닌 우리 사회 문화적으로는 어떤 의미와 역할을 지닐까?

나는 크게 화장품 그리고 화장이라는 행위가 우리 사회에서 '대화와 토론의 주제' 그리고 '자아실현' 의 역할과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이에 대한 잡념을 정리해 보았다.


대화와 토론의 주제

여자들의 수다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연령대, 그룹별 차이는 있겠지만 보편적인 대화 주제는 안부, 일, 남자, 쇼핑 그리고 뷰티 이다. 어떤 화장품을 샀는데 좋다더니, 나랑 잘 맞느니 안맞는다니 이런 이야기들 말이다. 그리고 심지어 분명 했던 이야기인데도 반복해서 하는 경우도 있다. 답이 안나오는 주제에 대해 심각하게 토론을 하기도 한다. 웜톤이 어떻고 쿨톤이 어떻고, 여드름성 피부는 뭐가 안맞고 등등 끝이 없다. 이런 현상은 그만큼 화장(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은 것은 물론 그것을 통해  여성들은 어떠한 '재미'를 느낀다는 사실을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다.  여성들이 '뷰티'를 키워드로 끝없는 수다를 이어가고 재미를 느낀다는 사실은 '뷰티' 커뮤니티(파우더룸과 같은), 커뮤니티 기반의 서비스들(언니파우치, 화해와 같은) 그리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뷰티' 관련 예능 프로그램들이 증명해 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곧 화장품이란 품목은 남들에게 드러나는, 드러내고 싶은, 허영의 영역과 밀접하다는 사실과 바이럴 마케팅이 효과적인 품목 중 하나라는 사실과도 연결된다. (이것은 여성들이 화장품의 구매욕에 영향을 주는 것들에 대한 별도의 글로 다뤄봐야겠다.)




자아 실현

자아 실현이라고 하니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아래의 글을 보고 이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http://www.vogue.co.kr/2016/02/23/63917/

누군가는 단순히 예뻐지기 위해 하는 화장을 참으로 어렵게 말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여성들은 내 얼굴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보편적 미에 맞추는 화장도 하지만, 내가 지향하는 어떤 모습에 가까워 질 수 있는 화장을 하기도 한다. 이를 테면 순한 인상을 주고 싶어 눈꼬리가 내려가게 아이라인을 그린다던지, 섹시한 느낌을 주고 싶어 스모키 메이크업을 한다던가 하는 식이다. 이것은 보편적 미에 가까워지기 위한 화장이 아닌 스스로가 동경하는 어떤 모습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화장품 회사들도 이것을 알기에 제품을 홍보할 때 '이 립스틱을 바르면 청순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라던가 '이 아이라이너만 있으면 섹시한 느낌을 낼 수 있다.' 라던가 하는 식으로 여성들을 현혹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렇듯 화장품과 화장이 갖는 사회 문화적 의미는 화장품이 어떤식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바이럴되며, 여성들은 어떤 지점에서 화장품 구매욕을 느끼며, 화장품이라는 품목의 구매 후 만족도는 어떤 매커니즘에 의해 결정되는지와도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 같다. 그것들에 대해 현재 속한 조직에서 실험해보고 느낀 것들을 조금씩 정리해 나갈 예정이다. 뭐가 됐던 뷰티 영역은 참으로 복잡하면서도 또 그래서 재미있는 영역같다. 








작가의 이전글 "한국의 화장법은 페미니즘"에 대한 짤막한 생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