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자가 될 거다. 근육부자
일 년에 두 번 아버지 용돈을 제법 고액으로 부쳐드린다. 일흔이 넘은 아버지는 척추협착으로 고액의 수술을 한 흔한 로봇인간이다. 아버지는 평생을 좌식으로 몸을 망가뜨리는데 애써 오셨다 볼 수 있다. 젊을 때는 밤을 지새워 고스톱을 잡으셨고 환갑이 넘고서 수술을 결심했다. 그런 아버지는 이후 재활에 힘쓰기로 결심했다. 가족들은 아버지를 챙기기 위해 피트니스수업을 받으시라 권했고 지원의 일환으로 나는 수업료로 용돈을 보내드린다. 15년 전 허리협착으로 신경절제 수술을 받은 뒤 치료. 재활. 시술을 거친 뒤 마지막으로 택한 게 pt였다. 근육을 키워 척추가동성을 높이고 통증을 완화시키시길 기대하며 쌈짓돈을 모아드린 거다.
아버지의 예가 아니더라도 나는 내 노년에 대한 고민이 많다. 나는 타고나기를 몸을 많이 쓰는 쪽이 아니었다. 나는 스무 살이 되도록 경도 비만이었고, 결혼전후로 해서 겨우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쪽이었으나 결혼과 임신, 출산 후 몸은 68킬로그램에 육박했다. 그러니까 내 체세포들은 뚱뚱한 몸을 기억하는 쪽이었다. 마흔이 넘도록 코어가 흔들려 잘 넘어지는 사람, 몸은 큰데 자꾸만 허깨비처럼 넘어지는 사람이었다.
마흔 넘어 살을 빼겠다는 결심으로 시작하며 섭렵한 온갖 체중 감량을 위한 비법들은 결국 가장 심플하고 어려운 방법으로 결론이 났다. 건강하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 그래서 몸의 체지방을 줄이고 근력량을 늘리는 쪽이었다. 몇 번의 챌린지와 PT운동 등을 통해 대략 60킬로그램의 몸무게가 되었다. 그러다 달리기를 만나 몸을 늘리고 줄이 고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운동비법을 알게 되었다.
체력이 올라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였지만, 전날 많이 먹고 다음날 죄책감에 하루 10km씩 달리는 활동은 몸에 무리를 가져왔었다. 나는 마흔이 넘어서도 곧잘 넘어지고, 혹은 다리에 무리가 가서 운동을 멈추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곤 했다. 많이 먹고 많이 운동하면 곧잘 다친다. 결국 무리하는 게 아니라 천천히 집중해서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어야 하는 게 정석이었다. 내가 바라는 지금 이후의 몸은 근육량을 잘 유지하는 사람이다.
나는 내 몸에 대한 자신감이 아직도 없다. 내 몸에 대한 조절력을 내 의지로 세우려 한다. 잠을 잘 안 자도 운동량을 꼭 지켜 해내려 하고, 일이 많다가 끝날 때면 폭음과 폭식을 반복하기도 한다. 나는 가끔이지만 나에 대한 컨트롤을 놓친다. 그리고 또 후회하면 나 스스로를 볶아댄다. 그러다 보니 내 근력량은 간당간당한 은행 잔고처럼 조금 늘었다 훌쩍 빠진다. 올해의 목표는 바로 그 근력량을 지키는 일이다. 내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그것을 통해 나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노후의 나는 근육부자다! 이뤄본 적 없는 그런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으로 나 늙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