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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랭스턴휴 Mar 08. 2022

일기-01

Wanderlust.2

그랬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사람의 고유한 성향이 그러한 사람들이 있다. 밥벌이를 함에 있어, 상사의 질타곁에 반항심을 참을수 없을때, 그렇다고 이렇다할 재능이 있는게 아니고, 머리가 좋은것도 아닌사람들은 언제나 그럴것이다. 언제나 그렇게 이 사회에서 자기자신이 설 자리를 찾는데 힘이 들것이다. 밤하늘의 별이나 달을 쫒는것처럼 가도가도 닿지 않을 그 보금자리를 찾기위해 그 사람들은 헤메고, 또 방황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19살이 되던해부터 30대 중반까지 그는 어느 한 곳에 정착한 적이 없었다. 그는 자기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었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었던 만큼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자 하는 마음은 강렬했다. 그리고, 그의 마음에 항상 맺혀있는 답답한 느낌, 때때로 숨을 쉴수가 없을 만큼 답답한 그 느낌은 그를 더 멀리로 날려보냈다. 그는 항상 어둡고 음울하고 진지했고, 이제는 웃음조차도 어색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떤날에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가족에게서 도망치기 위함이기도 했고, 어떤 날에는 부랑자 처럼 술과 여자에 쩔어 있기 위함이기도 했다. 어떤날에는 진지하게 세계를 탐구하는 학자의 길을 걷고자 함이었고, 어떤날에는 세상 사람들이 가장 저속하게 여기는 것을 탐구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어떤날은 사막위에 있었고, 어떤날은 바다위에 떠있었다. 어떤날에는 산속에 있었고, 어떤날에는 길 위를 계속 걸었다. 


그는 가느다라면서도 여성스러운 눈매, 블랙헤드 투성이인 높지도 낮지도 않은 코, 립밤을 바르지 않으면 쉽게 말라붙는 종류의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코의 블랙헤드와 함께 주근깨 투성이인 얼굴은 음울하고 진지했지만, 어쩌다 웃을때는 나름의 귀염성을 가지고 있었다. 요컨데, 그는 어떤 각도로 보면 명확하게 잘생기고 멋진 신사였고, 어떤 각도로 보면 명확하게 값싼 난봉꾼 처럼 보이는 그런종류의 외형을 가진 사람이다. 말을 할때의 톤은 낮고 속도는 지나치게 느렸는데, 대학교나 회사의 프레젠테이션에서 사람을 설득시키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톤과 속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말이 많은 날에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는가 하면, 말이 없을 때에는 어느누구하고도 얘기를 하지 않는,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말을 하고, 말을 하지 않는그런종류의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19살이후로 한국의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1년, 군대 2년, 미국에서 5년, 싱가포르에서 2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1년정도를 지냈다고 나에게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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