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는 리스크가 되고 , 관계는 계약으로 대체된 시대
건설 현장의 풍경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프로젝트 구성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였습니다. 현장 직원들은 야근을 감수하며 도면과 내역을 검토했고, 협력사는 원청과의 관계를 신뢰로 여겼으며, 근로자분들은 책임감과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일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아 달라졌습니다. 직원들은 조직보다 개인의 삶을, 협력사는 관계보다 계약 조건을, 근로자분들은 신뢰보다 보상을 우선시합니다. 소비자 역시 스마트폰 하나로 기업의 실수와 허점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공개합니다. 선진국으로 가는 당연한 모습이겠지만 이제 신뢰는 리스크가 되었고, 관계는 계약으로 대체되었습니다. 과거처럼 ‘서로를 믿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현장을 통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감이 아닌 데이터, 사람 중심이 아닌 시스템 중심의 관리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인 듯합니다.
원가 효율 개선: 수치 기반 통제로 낭비를 줄이다
COST-BIM을 도입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원가 효율의 실질적인 개선입니다. 기존의 물량 산출 방식은 자유도가 높아 산출자에 따라 휴먼 에러와 과산출 또는 산출 누락, 중복 등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동일한 프로젝트인데도 산출자의 역량과 방식에 따라 수량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 근거 역시 너무나 방대하고 복잡하여 해석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COST-BIM은 산출의 불일치와 과산출 문제를 구조적으로 줄입니다. 모델과 템플릿 기반의 수량 산출은 자동화된 로직에 따라 일관되게 수행되며, 결과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게 추적 가능합니다. 그 결과, 불필요한 자재 낭비와 예비율이 감소하고, 공사비 기준으로 최소 3% 이상의 효율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COST-BIM은 산출자의 경험이나 직관에의 의존도가 낮습니다. 수량과 단가라는 정량적 기준에 기반하여 예산을 설계하고, 계약을 체결하며, 정산을 검증합니다. 수량이 명확하면 예산이 흔들리지 않고, 예산이 기준이 되면 계약이 단단해지며, 계약이 견고하면 정산에서의 이견도 줄어듭니다. 이러한 구조는 곧 낭비를 줄이고, 원가 효율 개선을 가능하게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재무적 효과가 발생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품질 리스크 저감: 리스크는 사전에 제거되어야 한다
COST-BIM의 두 번째 효과는 품질 리스크를 사전에 줄이는 것입니다. 기존의 리스크 관리는 문제가 발생한 이후 해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COST-BIM은 계약 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식별하고 제거하는 전략입니다. 설계도면과 모델 사이의 불일치를 정량적으로 검토하고, 가상시공을 통해 구조·설비·마감 간 충돌을 사전에 식별하며, 설계 변경이 수량과 예산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공정 지연과 분쟁을 줄이고, 품질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의사소통의의 투명성 확보: 모두가 같은 데이터를 본다
건설 조직은 수많은 주체들이 협업해야 하는 복잡한 구조입니다. 그런데 각기 다른 기준, 다른 수식, 다른 해석 방식으로 일하다 보면 불필요한 설명과 설득, 해석의 충돌이 반복됩니다. COST-BIM은 이러한 비효율을 제거합니다. 모델에서 자동으로 추출된 수량과 내역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도면의 변경은 즉시 수량에 반영되고, 예산과 계약까지 연동됩니다. 본사, 현장, 협력사가 모두 같은 데이터를 바라보고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설명보다는 실행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조직의 투명성을 높이고, 갈등과 낭비를 줄이는 시스템으로 작동합니다.
데이터 기반 미래 예측: 경험에서 축적의 시대로
COST-BIM은 단지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산출 수량, 변경 수량 등은 모두 데이터로 축적되며, 다음 프로젝트의 개산견적이나 설계 검토, 단가 산정의 비교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이처럼 데이터가 쌓이면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는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정량적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과 판단의 구조'로 전환됩니다. 궁극적으로는 AI 기반의 실행 예측과 리스크 분석까지도 가능해지는 기반이 됩니다. COST-BIM은 단순한 툴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를 기억하는 시스템입니다.
BIM 회의론을 넘어, 가능성에서 실현성으로
많은 조직들이 BIM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BIM 도입 경험이 실효를 내지 못하고, 홍보성 기술이나 외주 용역 수준에서 끝났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 ‘가능하지 않았던 꿈’을 꾸었기 때문입니다. 이상적인 목표를 제시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졌고, 결과적으로 조직 내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COST-BIM은 다릅니다. 설계 BIM이나 유지관리 BIM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합니다. 공사비 구조, 예산, 계약, 정산 등 실무의 중심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치 있는 일은 가능한 일이어야 한다’는 기준에서 볼 때, COST-BIM은 가장 가치 있는 선택입니다
장애물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의지’의 문제다
물론 COST-BIM의 도입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기존 부서들과의 역할 충돌, BIM 파트너사 생태계의 미성숙, 초기 인력과 비용 부담, 그리고 레거시 시스템의 저항 등이 현실적인 장애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구조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진통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극복이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조직이 방향성을 공유하고, 최고경영진이 일관된 의지를 보여준다면 장애물이 실행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어도 그 가능성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의지입니다.
COST-BIM은 기술이 아니라 생존전략이다
더 이상은 과거의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신뢰는 해체되었고, 감은 통하지 않으며, 사람만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변화된 환경에서 기업이 생존하려면 데이터가 기준이 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COST-BIM은 원가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며, 조직의 언어를 통일시키고, 미래의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전략입니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그리고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전략입니다. COST-BIM은 방향이며, 결단이고, 생존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봐도 되는 BIM'이 아니라, '봐야만 하는 BIM'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