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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리너 Jul 08. 2021

누구든 긴장할 법한 코로나 백신 맞으러 가기

이 나라 행정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국적 상관없이 누구든 무료로 코로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출생연도별로 그룹을 나누어 정부에서 우편물을 보내주는데, 그 우편물을 받는 때가 백신을 맞으러 갈 시기가 다가왔음을 알렸다.


화면으로만 보고 듣던 코로나 백신, 우리에게도 드디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한국이든, 지구 반대편 어떤 나라든, 백신 종류는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고 지금까지 수억 명의 인구가 이 주사를 맞았다. 어찌 보면 너무나도 보편적인 일이 돼버린 코로나 백신 접종이지만, 개개인에게는 태어나 처음 겪는 전대미문의 접종이 아닌가.


한국에서도 백신 접종을 앞두고 조금 두려울 법 했을 텐데, 이곳에서는 괜히 더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무가 울창해졌다.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응급실을 가야 하나? 여긴 정말 죽기 직전 아니면 앰뷸런스도 안태워주고, 응급실도 자유롭게 찾아가기 힘든데.'

'백신 이상반응인데도 인과성 인정 안 해주는 거 아닐까? 여긴 그 인정기준이 뭐지?' 등등 혼자 질문하고 딱히 답은 없었던 그런 상상이었다.


남편과 나는 서로 같은 날로 예약하지 않고 5일의 간격을 두고 예약했고, 내 차례가 먼저 다가왔다.

여기서는 우리 나이 때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은 제외여서 화이자를 맞았다. 그리고, 나의 상상의 나무가 민망스러울 만큼, 감사하고 다행스럽게도, 별다른 반응 없이 2주 가까이 흘렀다.


주사를 맞고 반나절 지나니 팔이 조금 뻐근해졌지만, 이틀 후 움직임에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다시 돌아왔고 발열, 오한, 근육통을 겪지도 않아서 따로 파라세타몰(타이레놀)을 먹을 필요가 없었다. 

남편 역시 마찬가지였다.


코로나 백신 후기를 열정적으로 찾아보진 않았던 나이지만, 백신 접종 당일에는 긴장을 조금이라도 풀고 싶은 마음에 여러 후기들을 찾아 읽어봤다. 어떻게 됐다는 언론보도 말고, 어떤 일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보고 싶다는 의도가 다분한 검색이었다.


그리고 몇주 뒤, 우리는 2차 접종까지 마쳤다. 나는 1차에 비해 밤에 팔과 종아리가 욱신거리는 느낌을 겪었다. 아, 이게 근육통인걸까 하며 혹여나 오래가지 않을까 걱정됐다. 하지만 이틀 지나니 신기하게도 싹 사라졌다. 남편은 조금 뻐근했던 이외에는 정말 그 어떤 증상도 겪지 않았다.


나 같은 누군가, 백신을 맞기에 앞서 이 글을 마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글씨로 나의 메시지를 전해드리고 싶다.

괜찮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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