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많아진 이유?

없었던 감수성이 생긴 걸까.

by Olivia

오랜만에 글을 쓴다.


연말에는 길게 여행을 다녀왔고 밀린 일들을 마무리하니 어느새 2025년 1월도 훌쩍 지나가버렸다.

특별한 2024년 연말이었기 때문에 행복의 여운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근데 최근 이상하게 눈물이 많아졌다.

행복해서 눈물 한 방울, 책 내용에 마음이 아파 눈물 한 방울,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감동받아 눈물 한 방울.

생각나는 에피소드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작년 생일 때 있었던 일이다. 생일에 대한 감흥이 없을 만큼 일도 많고 힘들던 때이다. 무언가 맡은 일은 잘 안 풀리고 마치 산 꼭대기에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더 높은 산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을 때 드는 감정과 같이 허탈함과 무기력함이 나를 짓누르고 있을 때이다.

누군가한테 '나는 산책길에 떨어진 발에 차이는 밤송이 같아.'라고 말했다. '밤송이를 까도 알맹이가 없는 쭉정이만 있는 바싹 마른 밤송이'. '아무것도 없는 쭉정이 밤송이 주제에 만지면 아파서 사람들이 잘 관심도 주지 않는 그런 밤송이'.

이렇게 말했더니 한 참 뒤에 그분한테 생일 축하와 함께 짧은 편지가 담긴 카톡이 왔다. 'OO아, 너의 인생은 밤송이가 아니야. 밤송이가 아니라 발에 차이지도 않고 보드랍고 탐스런 누구나 좋아하는 예쁜 복숭아 같은 존재이니 언제나 자신감을 가져!'라는 문장이 담겨 있었다. 출근길에 받은 카톡 때문에 회사에 도착하기 전까지 길바닥에서 엉엉 울었다. 참으려고 했지만 이미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두 번째는 연말에 간 여행에서 있었던 일이다.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시기에 여행을 가게 되었다. 오랜만에 여유로운 여행을 하게 되어 가격이 비싼 호텔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레스토랑 곳곳에는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크리스마스여서 그랬을까..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졌단 레스토랑의 조명과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그때 호텔 직원분들이 식사 중인 손님들에게 작은 이벤트를 해주었다. 이벤트를 받는 사람들과 그걸 보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에 겨워 함박웃음을 짓는 표정을 보니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났다. 앞자리에 여행을 같이 간 분이 있어서 울음을 삼켰지만 행복으로 가득한 눈물은 처음 흘려보았다.


예전에 나는 '너 참 냉정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을 만큼 눈물이 없었다. 누구나 관람하고 엉엉 울었다는 후기가 있는 영화를 봐도, 노래 가사가 슬퍼도, 책을 보아도 울지 않았다. 근데 요즘에는 혼자 걷다 노래 가사가 슬프면 눈물이 핑 돌고, 책 속의 내용이 슬퍼도 울고, 누군가와 행복한 대화를 하다가도 눈물이 핑 돈다.

벌써 갱년기가 온 건 아닌 듯한데 참 이상하다.

아님 드디어 나의 감정에 충실하게 된 것일까? 잘 모르겠다. 눈물이 많아진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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