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일상 250221

신형철, <인생의 역사>

by becomingsoo

“해남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란 그는..”


”큰형 자신의 증언은 다음과 같다. “5월 광주항쟁 현장에서 광주시민들이 취재 나온 외신기자들에게 통역해줄 이를 찾았다. 나는 용기를 내 통역에 나섰다. ..”


“서울의 황지우는 아무것도 모르지 않았으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 ”


“저 무지해서 무정한 사람들이 돌덩어리처럼 보였다.”


신형철의 <인생의 역사>는 그가 읽은 책들에 대한 생각모음집이다. 황지우의 시 <나는 너다 44>에 대한 그의 글을 읽다가 갑자기 눈물이 맺혔다.

‘부름’에 ‘응답’하는 용기란 얼마나 대단하고 위대한가.

”아무것도 모르지 않았으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아니까 움직인다는 이 짧은 문장을 살아내기란 얼마나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가.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린다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연설의 진동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 울린다.


그 누구도 나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으며, 그 어떤 당위성도 나를 지배하지 않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 비겁하고 부끄러운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용기를 내‘ 통역에 나섰다.“


이 단문장이 푼크툼으로 나를 뒤흔든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고 싶어 하는 나의 욕망에 대한 일말의 찝찝함일까. 아니면,

내 나름의 ’하기‘를 제대로, 아직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게으름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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