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철, <관조하는 삶>
“무제한의 연결성이 결합을 약화한다.. 네트워크와 연결성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외롭다. ” p.89.
너를 바라봄.
너를 ‘너’로 바라보는 것은
숱한 연결, 하지만 금세 사라져 버리는 연결의 과잉을
덜어내고 덜어내는 것.
너의 ‘있음’을 찬양하며 ‘바라보는’ 것.
나는 너를 바라본 적이 있었나.
tv 드라마에서 어두운 계단을 더듬거리며 내려갈 때 휴대폰 조명으로 길을 비춰주는 장면을 보면서
비슷했던 과거가 툭 떠오르고 울컥한다.
그가 나를 바라봐주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는데
나는 어디를 보고 있나.
그의 그 ‘다움’을 찬양하지는 못할 망정 그저 바라보기조차 못했구나.
나와 다르다.
그게 자연스럽다. 거기서 시작한다.
달라서,
그만의 ‘다움’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인데
나는 얼마나 그 아름다움을 잘 내버려 두고 바라보았나.
그러하지 못했다.
여태껏
사랑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