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철, <생각의 음조>
한 글자 한 글자 따라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만이 간직하고 싶은 단어를 발견하게 된다. 특별할 것 없는 단어였던 것이 어떤 순간, 어떤 상황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그 단어는 순간 빛을 머금고 반짝인다. 글쓴이가 지시하는 특정한 음악이 글과 어우러져 그만의 세계가 열리는 동시에, 그것을 읽는 나는 내 안에 떠오르는 음악으로 나의 세계를 창조한다.
이렇게 우리는 이어지고 서로만의 순간을 간직하며 고요히 머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이 아쉬울 만큼 아름답게 빛나는 문장들에 사로잡혔다.
다시 펼쳐 어느 부분을 읽든지 거기에서 다시 피어나는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