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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comingsoo Mar 15. 2022

습관과 변화 사이에서

2021. 5. 5. 

 이제 낮에 걷는 것은 무리이지 싶어 일찍 저녁을 먹고 6시 반쯤 집을 나섰다. 여전히 해가 밝지만 산 너머로 내려간 해의 기운이 잦아들어 바람이 시원하다. 


 부활절 점심에 식사 초대를 받아 양껏 먹고 난 후 저녁은 먹지 않았었는데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좋아서 소식을 해보기로 했다. 평소 두 끼를 먹지만 저녁이 항상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조금 먹고 걸으니 한결 편안하다. 

 

 늘 하던 대로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꼭 그래야 한다는 생각에 갇히게 되고 '하던 대로'의 노예가 돼버리고 만다. 안 하면 큰 일이라도 날 것 같은 불안이나 강박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래서 가끔은 '하던 대로'의 공식을 깨뜨릴 필요도 있다. 매일 빠짐없이 하는 몸과 관련된 행동들 중에 이렇게 한 개만 바꿔도 느낌이 새롭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는 새로 시작하는 무언가가 자리 잡을 때까지 진득한 반복이 필요하다. 내가 하고자 한 그 일이 습관화되지 않으면 그 일을 제대로 이룰 수 없다. 그래서 반복하고 그것이 내 삶의 일부가 될 때까지 습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이 둘을 왔다 갔다 한다. 매일 하는 몸의 관습적 행위 중 한 두 개를 바꿔보는 것, 그리고 언젠가부터 머릿속으로만 해야겠다고 생각한 그 일을 실제로 '하는' 것. 한쪽은 반복에 변화를 주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반복을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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