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서민 보양식, 치킨누들

방콕, 가족은 떨어져 있어야 제 맛 (#3)

by 김자신감


누들을 좋아하지만 동남아의 누들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익숙하지 않다고 피하기만 한다면 좋아질 수가 없겠지? 오늘은 태국인들이 좋아하는 로컬 국수 맛집을 찾아 가보기로 한다. 한국의 유튜버와 블로거들이 평가해놓은 맛집도 있지만 이번에는 그 분들의 정보를 참조하지 않고 현지인들의 맛집을 찾아 보기로 한다.



식당 검색

구글지도는 나의 눈이다. 대중교통, 식당, 동선 등 나같은 뚜벅이들에게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 훌륭한 정보를 제공한다. 주로 타는 버스의 이동동선을 중심으로 맛집을 하나씩 검색해 나가보니 평점4.4에 리뷰가 300개가 넘는 치킨 누들 식당이 눈에 띤다.


리뷰평가에서 정보를 더 찾아보니 태국 TV에 출연한 맛집, 물론 방송출현이 맛집의 기준은 아니지만 구글평점, 리뷰갯수, 방송출연 3가지를 조합해 보니 적어도 태국 방콕에서는 유명한 집이 아닐까 합리화 시켜본다.


하지만 그곳은 노점가게로 위생적인 부분이 제일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모든 것이 다 만족될 수 없을 뿐더러 구독자분들을 위해 다양한 맛집을 소개해주는 것도 글쓰는 사람으로서 책임이기에 오늘 점심은 이곳에서 먹어보기로 도전한다.


오늘도 에어컨 없는 버스를 타고 아속으로 향한다. 이곳 버스는 타면 탈수록 매력이 있다. 요금도 8밧(300원)이지만 길의 풍경과 태국 일반 시민들을 직접 볼수 있다는 게 이유다. 사실 도시철도는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모두 버스를 이용한다.


거리구경 사람구경을 하다보니 금방 목적지에 도착한다. 정류장에서 10분 정도 걸었을까? 도시철도 다리 밑에 포장마차가 보인다. 방송에 나온 집이 맞나 하고 촬영된 각도와 비교해 보니 정확히 일치한다.



분위기

일부러 바쁜 점심시간은 피해 오후 2시쯤 찾아갔지만 4~5개 되는 테이블에 자리가 없다. 치킨누들 한개를 주문하니 면의 종류를 고르란다. 일반적인 반미 종류의 면으로 선택한 후 사진촬영 허락을 받고 포장마차를 둘러보았다.


면을 조리하는 곳과 셀프 바가 있었다. 셀프바에는 피쉬소스. 고추가루, 식초, 설탕 4종류의 소스와 각종 채소들이 놓여있다.


채썰어 놓은 여주와 얼음에 담아놓은 오이 외 이름 모를 채소가 3~4가지 있다. 사람들은 바질 같은 채소를 줄기째 가져와 잎을 뜯어 국수에 넣어 먹는다. 태국에서 대마초 합법화 이슈가 있으니 낯선 채소는 안먹는 걸로.


반대쪽에는 음료바가 있다. Bar라 해봤자 얼음과 물만 무료로 제공한다. 하지만 물의 색깔이 녹색으로 뭔가 심상치 않다. 이게 말로만 듣던 판단잎으로 우러낸 물. 테이블 마다 얼음에 판단잎 차를 시원하게 마시고 있다. 시원하게 한잔 마시고 싶지만 편의점에 사서 마시는 걸로.



치킨누들

치킨누들은 까만 육수에 여러가지 알 수 없는 토핑이 올라가 있다. 주문을 한후 육수에 넣는 이름모를 야채는 빼달라고 말했다.


사람들을 따라 고추가루, 식초, 피쉬소스와 채썰어놓은 여주 몇점을 그릇에 담아보았다. 정말 먹기 부담스러웠지만 경험을 위해 도전해 보았다.


제일 먼저 눈에 튀는 것 중하나가 뼈채 있는 거대한 닭발. 식욕을 감퇴시키는 리얼한 비쥬얼이다.


일단 안보이게 젓가락으로 그릇 옆으로 치워놓고 면을 한입 먹어 보니 익숙한 라면사리다. 면은 신라면 건면 한개 양과 굵기이다


익숙한 닭 살코기가 보이고, 닭똥집 부위 같은 치킨의 부속부위가 눈에 들어온다. 계란처럼 생긴 알집도 들어있다. 하지만 너무 비려 맛만 보고 닭발 옆에 고이 두었다.


하지만 의외로 맛있는 부위도 있었는데 바로 선지다. 비린 맛하나 없이 고소하니 부드럽다. 선지는 큰 깍두기 크기로 2점이 들어가 있다.


치킨만 먹다보니 입안을 리프레쉬 해줄 무언가가 필요할 때 채썰어 놓은 여주를 조금 먹었다. 여주의 특유 쓰고 덟은 맛이 틀어진 미각을 염점으로 세팅한다.


국물은 간장베이스에 약하게 약초맛도 나면서 고추가루로 적당히 매콤하니 먹기 부담스럽지 않다. 국물을 더 먹고 싶었지만 예민한 위장이 걱정되어 숟가락을 놓았다.



마무리

▶ 맛 : 간장 베이스의 매콤한 닭계장에 연한 삼계탕이 섞여 있는 복합적인 맛.


▶ 가격 : 대표 메뉴인 치킨누들 가격은 50밧(2,000원) 원래 40밧(1,600원)이었지만 10밧 올랐다. 태국에서도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는 중이다. 최근 방콕 시내에서도 최소 50밧 이상은 줘야 한끼를 먹을 수 있다. 신라면도 마트에서 40밧(1,600원) 이 넘는데 리얼 닭고기 라면을 어디서 2천원으로 먹을 수 있으리.


▶ 최종 : 태국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한번 먹어본 내가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치킨누들에는 닭의 부위가 조금씩 다들어가 있어 닭한마리를 먹는 것 같다. 짜고, 달고, 맵고, 쓰고, 시큼 5가지 맛이 섞여 복합적이다. 사람들은 드라이 누들과 치킨수프 함께 시켜 먹고 있다. 우리의 삼계탕 보양식을 먹는다는 느낌? 이곳 치킨 누들은 태국의 서민들의 대표적 보양식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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