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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고 조용한 직원은 무슨 생각을 할까?

찐따 직원의 회사생활 고군분투기

by 암띤아빠

회사에 이런 동료가 한둘은 꼭 존재한다.


- 근무할 때 잘 웃지 않는다.

- 손해를 보더라도 집중받는 일은 하지 않는다.

- 다른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일만 한다.

- 후배라도 말을 놓지 않고 존댓말을 한다.

- SNS를 하지 않는다.

이런 수줍음이 많고 조용한 직원이 바로 '나'다.


종종 선배나 동기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

'너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고 일만 하는데, 무슨 재미로 살아?'

회사에서 잘 웃지도 않고 일만 하고 있으니 무슨 재미로 살아가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나는 매일매일 살아가는 게 재밌다.

사소하게 누워있는 것이라도 가족과 보내는 모든 시간이 재밌고

헬스, 독서, 글쓰기와 같이 다양한 취미가 있다.

다만 취미가 주로 혼자 하는 것이고 연애, 여행 등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분야가 달라 할 말이 없는 것뿐이다.



그리고 회사생활 10년 차가 되어보니 나의 성격은 회사에서 성공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못해 일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 상사에게 혼이 났을 때 얼굴에 감정이 드러나서 상황이 더욱더 악화된다.

- 스트레스 해소를 못해 번아웃이 자주 온다.


첫 입사한 회사인 만큼

나는 회사에 잘 적응하기 위해 나의 본래 성격은 무시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자주 언급하는 것으로 나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나를 들어내라', '말하는 스피치가 중요하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의 성격을 무시하고 고치려고 할수록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나날이 더 불행해졌다.


그렇게 나를 바꾸려고 하는 사이 생존본능이 작동하여

평소 책을 읽지 않던 내가 철학책에 빠졌고

'나는 무엇일까?', '나에게 직장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돈은 무엇일까?'

철학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세상이 어떻든 나를 받아들이고 나의 삶을 살자'


가난하면 가난한 삶을 사는 것이고

부자면 부자의 삶을 사는 것이고

수줍음이 많은 직장인이면 수줍은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단점을 고치기에 급급하기보다는 나의 강점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가 힘들수록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준비성에 장점이 있고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업무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분명 직장에는 나와 비슷하게 수줍음이 많고 조용하여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직장인들이 있다.

예상컨대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그날 있었던 실수에 대해 혼자 자책하며 끙끙 앓고

스트레스 해소를 제때 하지 못해 번아웃을 자주 경험할 것이다.


나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고통의 상황을

힘들었지만 극복하고 있고 현재 지금은 매일이 행복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나 꿀팁 정보는 넘쳐난다.

하지만 어느 하나 수줍은 나에게 적용할 만한 정보는 찾기 어렵다.


나는 어떠한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극복하였고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글을 남겨,

나의 비슷한 처지에 있는 수줍고 조용한 직장인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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