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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 직장인]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가 없다.

소수의 인간관계에 집중하는 이유

by 암띤아빠
나는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가 없다.


핸드폰은 와이프와 직통으로 연락하는 기기이고,

와이프와 함께 있는 주말이면 핸드폰은 조용하다.


사실 지금은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있지만,

결혼 전에는 결혼이 무서웠다.


내가 무서웠던 이유는 다름 아닌 '하객' 때문이다.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가 없어, 나는 하객으로 결혼식에 올 지인이 없었다.

하객이 많다고 부럽지는 않지만, 한 명도 없다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하객이 없어, 혹시나 인생 잘못 살았네 하는 등의 비난을 받는 게 두려웠다.


살면서 좁은 인간관계에 대해 불만은 없었지만

결혼은 혼자 하는 게 아닌 만큼 하객이 없다는 게 난감했다.


결혼 전 내가 이런 고민을 말하니,

와이프는 걱정 말라고 든든하게 해 주었다.

와이프 친구들을 만날 때

남편 또는 남자친구도 함께 오게 하여 나와 안면을 트게 하였다.


그렇게 안면이 트이고 결혼식이 끝나고 사진을 찍을 때,

와이프 친구들의 남편과 남자친구는 나의 친구가 되어 나의 뒤쪽에 위치하였다.

이로서 나의 불안감을 해소하였고

결코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결혼이라는 큰 산을 와이프 손을 잡고 넘었다.


그리고 나는 좋아하는 대화주제가 특이하다.

보통 사람들이 언급하는 연예인, 드라마에는 관심이 없어 에너지를 뻇기는 반면

인생, 철학, 문학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 에너지가 충전된다.

(우리 집에는 TV가 없다. 가끔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는 핸드폰으로 본다.)


예상이 되겠지만, 회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인생, 철학, 문학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직장 10년 차가 되어가는데 연락하는 친구가 없다.


정말 다행인 게,

몇 년 전 건설현장에서 같은 부서로 만난 선배는 나의 관심사와 딱 맞았다.

20살 정도의 나이차가 있지만 자유로운 선배의 성향으로 인해 나이 차이를 느끼지 못했고,

그 선배도 커피를 마시면서 인생, 철학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었다.


특히나, 내가 선배와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특정 주제로 한 방향의 소통이 아닌

서로의 생각을 가지고 토론을 하기 때문에 언제나 새롭고 즐겁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

나는 선배가 커피 마시러 가자고 연락을 하면 기분이 좋았다.

나의 에너지를 채우러 가는 시간이기 때문에



살아가는데 다양한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이 더 중요하다.


나의 에너지를 뺏어가는 일반적인 인간관계를 맺기보다는

나의 에너지를 채워주는 소수의 인간관계가

나에게 더없이 소중하고 거기에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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