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제 기능만 하면 충분하다.
남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동차', '시계'라고 한다.
흔한 말로 남자들의 '자존심'이라고 한다.
벤츠, BMW와 같은 비싼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롤렉스 같은 비싼 시계를 착용하고 있으면 자존감이 올라간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저 소비되는 물건이고
내가 가지고 있다 한들 나의 자존심은 올라가지 않는다.
내가 이상한 것일 수도 있는데,
나는 '자동차', '시계' 등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그 이유는 물건을 소유하게 되면 잘 유지되도록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소유하면, 혹시나 어디 고장은 나지 않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을 해야 하고,
시계를 소유하면, 고 있으면 혹시나 어디 긁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만약 가족들을 데리고 소풍을 갔다고 해보자.
가족과 소풍을 갔으면 주변 풍경을 보면서 지금 이 느낌을 충만하게 느끼며 추억을 쌓아야 하는데,
혹시나 착용하고 온 나의 비싼 시계가 어디에 긁히지 않을까,
주차해 놓은 비싼 자동차를 누가 박지는 않을까,
이런저런 오만가지 걱정으로 정작 옆에 있는 가족들과 추억은 쌓지 못한다.
그렇다고 모든 물건을 사지 않는 건 아니다.
그 물품의 필요성이 느껴지면 구매를 한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이다.
와이프, 아기와 함께 멀리 떨어진 양가 부모님에게 가야 하는데,
신생아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가족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꼭 필요했다.
그리고 나는 물건을 살 때 제 기능만 제대로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자동차의 목적은 특정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는 것이다.
즉, 안전하게 잘 굴러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현재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약 5년 전 중고로 몇백만 원에 구매한 17년 산 준중형 자동차이다.
물론 벤츠나 BMW 등 좋은 차를 타면 좋겠지만, 굳이 무리하면서까지 차를 구매할 생각은 없다.
준중형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지금도 충분히 와이프와 아기와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추가로 시계의 목적은 지금이 몇 시인지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시간을 확인하다 보니,
시계의 필요성이 없어졌다.
그래서 나는 시계를 착용하지 않는다.
이런 내가 돈을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가족과의 추억을 쌓는 경험이다.
나는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것을 보면서 행복해하는 것에는 돈이 아깝지 않다.
나와 와이프는 고기를 좋아하는데, 특히 소고기를 좋아한다.
먹는 것은 한순간인데, 가격은 몇 십만 원이다.
하지만 나는 돈이 아깝지 않다.
그 이유는 맛있는 것을 먹을 때 '나'와 '와이프'는 더없이 행복하다.
이건 그 어떤 것보다 값지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험을 사면 추억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나와 와이프는 산책을 좋아하는데,
걸어가면서 이런저런 추억에 대해 자주 이야기 한다.
'저번에 어떤 음식점이 맛있었는데, 우리 그때 엄청 먹은 거 기억나?
사장님이 너무 잘 먹는다고 계란찜도 서비스로 주고 그랬는데.'
그렇게 말하고, 우리는 서로를 보며 웃는다.
인생은 짧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제한적이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인데
내가 왜 소모될 물품에 나의 신경을 써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