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쓸 수 있는 에너지총량이 작다.
일을 할 때, 나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한다.
이것은 회사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회사
나는 처음에 업무가 주어지면 이렇게 생각한다.
보고서의 제출기한까지 1주일 남아 있으니까
최소 3일 전 팀장님에게 검토받고 제출해야지.
데이터 분석 발표는 1주일 후니까
필요한 자료는 즉시 요청하여 2~3일 이내 수집하고
발표 3일 전에 완성하여 팀장님 의견 반영하여 진행해야지.
A~Z까지 가능한 구체적으로 일정 수립을 하고 업무를 진행한다.
가능하면 그 일정을 수립하려고 초대한 노력은 하지만,
하지만 세상일이 그럴 듯 내 마음대로 안되게 하는 변수는 많다.
요청한 자료를 받지 못해서,
갑작스러운 긴급업무를 부여받아서,
작성한 보고서를 계획 퇴짜 받아서 등 내가 일정을 수립하지 못하는 변수가 다양하다.
이유를 막론하고
나는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나의 감정 역시 부정적으로 변한다.
별거 아닌 일에 짜증이 나고,
별거 아닌 업무가 추가로 발생하면 더욱더 짜증이 늘어난다.
아마 INFJ 직장인은 신경을 쓸 수 있는 에너지총량이 작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멀티태스킹에 능숙하지 않다.
한 번에 여러 업무를 동시에 하게 되면 나의 신경은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많은 실수를 남발한다.
그래서 나는 가능한 하던 업무는 마무리를 짓고 다음 업무에 집중한다.
진행하고 있는 업무가 여러 가지 이유로 마무리가 되지 않았는데,
업무가 계속 쌓여가면 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로 인해 예민해지고, 결국에는 스스로 번아웃이 온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여행, 병원방문, 청소, 친정집 방문 등 모든 일정은 사전에 계획되어야 하고
수립이 되면 계획대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집에서도 많은 이유로 인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때 나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J'의 성향을 가진 와이프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려고
카페나 빵집에 가서 달달한 음식을 먹으며 달랜다.
가정에서 계획 세우기의 최고봉은 '여행 계획 세우기'이다.
버스 예약, 비행기 예약, 숙소 예약, 방문지, 이동동선, 음식점 등 계획할 게 너무 많다.
최근 나와 와이프는 1주일 동안 프라하 여행을 가게 되었다.
무계획 여행을 싫어하는 우리 부부는 계획은 무조건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성향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계획이 타이트하지 않은 반 패키지를 활용하였다.
[프라하 여행 스케줄]
Day 1 : 프라하 도착
Day 2 : 프라하 투어(3~4시간), 이후에는 자유시간
Day 3: 독일 드레스덴 투어, 이후에는 자유시간
Day 4: 스냅사진 찍기, 이후에는 자유시간
Day 5: 체스키크룸로프 여행, 이후에는 자유시간
Day 6 : 자유시간
Day 7 : 인천 도착
위와 같이 굵직한 일정 하나씩만 추가해 놓고 나머지는 자유시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자유시간에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즐겼다.
유명 카페들을 모두 방문하여 그 분위기를 느끼고,
프라하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사진을 찍고,
역사가 깊은 시민회관에 방문하여 클래식 음악도 들었다.
또한 저녁에는 카를교의 야경이 보이는 유람선도 탔다.
우리는 수립한 계획은 모두 실천하여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고 또한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하였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법은
'계획하지 않거나' '계획한 것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은 발생하고 이에 따라 계획은 필연적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무조건 계획을 세우는 'J'성향에게
너무 타이트한 계획은 자신을 죽이는 '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