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 받는 마음

몽골 울란바토르 여행 2일차 (2025. 07. 15.)

by 얼음안경

어느덧 여행 이틀차, 우리는 봉사활동을 위해 학교로 나설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 날, 가이드분이 무려 40분이나 늦게 나타났다.

혹시 문화 차이 때문인가 싶어 찾아보니,

몽골에서는 시간에 대한 관념이 느슨해, 30분 정도 늦은 것은 흔한 일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해가 완전히 되진 않았지만,

여행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아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KakaoTalk_20251004_114423463_06.jpg 학교 주변 풍경

시내에서 차로 15분정도 달리니, 전날 봉사활동했던 마을에 도착했다.

학교 주변에는 작은 언덕이 있었고, 그 위에서 내려다본 마을 풍경은 다시봐도 참 멋졌다.

구름이 땅에 닿을 듯 말 듯 낮게 드리운 몽골의 하늘도 풍경에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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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들어가 보니, 어제보다 많은 아이들이 와 있었다.

어제 왔던 형제를 포함해 총 9명이었고, 연령대는 5살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했다.

새로운 아이들을 알아갈 생각에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긴장이 되었다.

일단 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들을 조금씩 알아가기로 했다.

조를 두 개로 나눈 뒤, 친구와 각자 한 조씩 맡아 한복 접는 법을 알려주며 서서히 친밀감을 쌓아갔다.

KakaoTalk_20251004_114423463_01.jpg 활동하는 모습
KakaoTalk_20251004_114423463_10.jpg 완성한 작품들

아이들이 재미없어할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모두 잘 따라와 주었다.

각자 한복을 접고 꾸미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담았고, 그 결과물은 각자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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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에는 주변 식당으로 가 양고기와 수테차를 먹었다.

친구는 양고기에 질린 듯 거의 손도 대지 못했지만,

나는 수테차를 곁들여 먹으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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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아이들이 한창 칠판에 그림을 그리며 놀고 있었다.

이 장면을 보니 영락없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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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구경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내게 이름을 물었다.

이름을 가르쳐주자, 몽골어로 내 이름을 써 주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눈짓과 몸짓으로만 의사소통했지만,

서로를 알아가고자 하는 마음 덕분에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했다.

아이들과 조금 더 친해졌다는 느낌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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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끝나고, 아이들이 몸으로 활동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밖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학창 시절 자주 하던 여왕벌 피구를 몇 판 하고, 사방치기도 했다.

이 때 아니면 못하는 놀이라 우리도 꽤 재밌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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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뛰어놀다 쉬고 있는데, 갑자기 연장자 친구 두 명이 한쪽에서 씨름을 시작했다.

모든 관심이 그쪽으로 쏠렸고, 우리는 흥미롭게 지켜봤다.

둘 다 실력이 만만치 않았고, 씨름을 자주 해온 듯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씨름을 놀면서 하지 않는데, 몽골 아이들에게는 일상적인 풍경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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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남짓 밖에서 활동한 뒤, 안으로 들어와 마지막 수업을 진행했다.

한국 음식을 설명하고, 한국 음식 맞추기 게임도 했는데 당연히 어렵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한국 음식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게임은 쉽게 진행됐다.

KakaoTalk_20251004_114423463_11.jpg 몽골 아이들은 사진 찍는 걸 정말 좋아했다.

봉사활동이 끝날 시간이 다가오자, 남은 시간 동안 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눴다.

아이들은 핸드폰을 들고 쫄래쫄래 다가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1459b71a43515.jpg 떠나기 전에 찍은 단체 사진

헤어지기 전, 몇몇 아이들이 우리를 폭 안아주었는데,

작고 어린 아이들임에도 따스함이 느껴져 마음이 뭉클했다.

"다음에 언제 오냐"는 말이 가슴 한켠을 아프게 했다.



타인에게 정을 준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의 마음이 필요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봉사활동에서 만난 아이들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건넨 애정이 때로는 조금 가식적이었을지라도, 거리낌 없이 애정을 건넸다.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주었을 테지만,

우리 또한 타국의 아이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받고 떠나는 기분이었다.

이 아이들이 내면의 강인함과 따스함을 간직한 채,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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