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싱가포르 여행 3일차 (2025. 05. 15.)

by 얼음안경
KakaoTalk_20250722_105511996_23.jpg 숙소 주변의 풍경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날.

정처 없이 거리를 걷고 싶어 아침 산책을 나섰다.

여행을 올 때마다 매일 오갔던 숙소 주변의 거리들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곤 한다.

이곳 역시 어느새 정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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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아웃을 마친 뒤엔, 우리 둘 다 정말 맛있게 먹었던 레전더리 바쿠테 식당으로 향했다.

싱가포르에 올 때마다 꼭 다시 찾게 될 음식이 될 거 같았다.

KakaoTalk_20250722_105511996_17.jpg 트리터널 들어가는 입구

점심을 먹은 뒤, 포트캐닝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을 둘러보려기보다, 유명한 포트캐닝 트리터널을 보기 위해서였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마치 판타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

문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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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유명한 포토 스팟답게 줄은 길었다. 우리도 한 시간을 기다렸다.

기온은 높고 습했지만, 이런 순간은 참을만했다.

차례가 되어 위를 올려다보니, 원형의 틀 안에 담긴 푸른 나무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맑은 날씨 덕분에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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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공원을 산책하며, 우리나라와는 생김새가 다른 닭을 보았다.

이렇게 도심 공원에 풀어놓았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자연과 도시의 조화가 다시 한번 와닿았다.

정상에선 결혼식이 한창이었다.

누군가의 인생에 오래 남을 순간을 우연히 마주한다는 것, 묘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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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남아 길을 걷다 소방서에 들렀다.

관리인 두 분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고는 "여기 119배지도 있다"고 알려주셨다.

낯선 나라에서, 그것도 다양한 지역의 119 배지를 발견하니 괜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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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역사를 더 알고 싶어 국립 박물관을 찾았다.

아주 먼 옛날부터 현대까지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

초반 전시는 한국의 역사와도 닮아 있어 더 흥미로웠다.

설명이 영어로 되어 있어 완전히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대략적인 문화와 역사를 둘러보며 여행의 깊이가 한층 더해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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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엔 차임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과거 성당이자 수도원이었던 이곳은

지금은 카페와 펍,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다이닝 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언젠가 다시 싱가포르를 찾게 된다면, 꼭 이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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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시간을 넉넉히 잡고 공항으로 이동한 우리는 쥬얼 창이에서 열리는 분수 폭포 쇼를 감상했다.

LED 조명과 쏟아지는 물줄기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장면은

마치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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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상점을 둘러보다 보니, 친구의 비행기 시간이 다가왔고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친구가 떠나고 나자, 낯선 나라에서 정말 혼자가 된 듯한 허전함이 마음 한켠에 남았다.

조용히 스며드는 그 감정이, 왠지 여행의 끝을 실감하게 했다.




이번 싱가포르 여행을 통해 깨달은 점이 있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그 나라 고유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여행을 나는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1일 차에 방문했던 리틀 인디아 거리와 아랍 스트리트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싱가포르의 다문화적 분위기를 가장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내가 왜 여행을 하는 걸까?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일까, 아니면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일까?'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우리 모두 나름의 목적을 지니듯,

이 순간, 나 역시 여행의 목적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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