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이라고 하면 대부분 유화나 수채화 같은 서양화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 미술교육이 서양화 중심으로만 치중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스나 로마시대부터 현대미술까지 서양미술사는 어느 누구나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어느 누구나 대강은 알면서도 한국미술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 미술은 시대에 따라 고유하고 독특한 문화를 발달 시켰는데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는 불교 미술문화를 이뤄냈으며 조선시대에는 유교의 미술문화를 꽃피웠다.
조선시대 화가하면 생각나는 사람은 빈PD는 단원 김홍도 아닐까 생각한다. 김홍도는 1745년(영조 21)에 태어났다. 출신 가문은 원래 무반에서 중인으로 전락한 집안이라는 것만 확인되고, 어디에서 태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그의 나이 7, 8세 때부터 경기도 안산에 있는 강세황의 집에 드나들며 그림을 배웠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어린 시절을 안산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강세황은 당대의 감식가이며 문인화가로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로 시작하여 다음에는 직장의 상하 관계로, 나중에는 예술적 동지로 강세황이 세상을 떠나는 1791년, 김홍도의 나이 47세까지 이어졌다.
김홍도는 왕의 어진에서 촌부의 얼굴까지, 궁중의 권위가 담긴 기록화에서 서민의 삶의 애환이 녹아 있는 속화까지 신분과 장르를 아우르며 그림을 그렸다. 화가 신분으로 종6품에까지 오르는 세속적 출세를 맛보았고, 비록 말년에는 가난과 고독 속에 생을 마감했으나 일생동안 시를 읊고 고졸한 멋을 즐길 줄 아는 진정 위대한 화인이었다.
김홍도의 작품은 조선시대 우리 문화와 역사를 고찰하는 데 절대적인 기여를 했으며, 동시대와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지난 18일 개막한 미디어아트전 '김홍도 Alive: SIght, Insight'는 김홍도의 작품을 빛과 음악을 활용해 3차원으로 경험하는 미디어아트 전시로 화풍 속에 잘 드러나지 않은 단원의 숨겨진 이야기와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행려풍속도 8폭 병풍을 비롯해 풍속도첩, 금감사군첩, 정조의 화성행차도, 시의도 등을 미디어 아트로 만날 수 있다. 또한 김홍도의 장기인 풍속도 안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활기 넘치는 미디어 아트로 부활시켜 18세기 후반 조선 생활사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김홍도의 154작품(인쇄 120개, 영상 34개)을 5섹션으로 나눠 소개하며 김홍도의 시선 변화를 따라가며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시선과 공간이 어우러진 테마로 구성된다.
전시를 보며 미디어아트 전시는 주로 대중적인 인상파 화가들의 전시가 많지만 김홍도의 익숙한 그림들이 영상으로 전시가 되니 편안한 느낌 이었다. 하지만 생각 보다는 화려하게 전시돼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홍도를 통해 시대적 시대관을 알게 해 주고 그의 삶의 굴곡과 선비로써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전시이며 그림들이 미디어로 탄생한 부분도 재미있게 봐야할 포인트 이다. <글·사진 빈픽쳐스 박원빈PD wb@beenpictur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