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계획 시 제일 먼저 떠 오르는 건 항공편일 것이다. 뭐 부지런하고 발 빠른 사람들은 땡처리 항공편이다, 저가 항공편이다, 등등 잘만 찾아서 하는 것 같지만, 나 같은 쫄보에 정보력 없는 사람은 꿈도 못 꿀 일이다. 그저 직진만이 있을 뿐...... 어설프긴 하지만 그 직진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설명해 보고자 한다.
세상엔 참 많은 여행사들이 있다. 오프라인은 둘째 치고, 온라인 앱을 통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 나 또한 앱의 추종자이다. 비슷한 평판의 여행사들 중, 앱의 편리성과 접근성은 여행사를 선택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어차피 이것저것 비교하다 보면 서로가 다 연결되어 있고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항공편의 경우, 난 제주도 여행을 다니면서 알게 된 S라는 업체를 자주 애용한다. S앱을 다운로드해서 들어가 보면, 원하는 날짜, 시간과 조건 등에 맞추어 저렴한 가격의 항공편을 나열해 준다. 그리고 바로 예매 또한 가능하다. 다만 예매를 할 땐 선택사항을 잘 확인해야 한다. 날짜, 시간 변경이나 환불이 되는지, 또는 이것이 가능하다면 얼마의 수수료를 더 내야 하는지 등을 말이다. 결국 이것저것 다 보험 삼아 수수료를 내고 나면 직접 항공사에서 예매하는 것과 비슷한 가격이란 걸 알게 될 것이다. 뭐 '절대로, 내 인생에 일정 변경이나 환불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자신한다면 상관없다. 일반가보다 싸고 편하기 때문이다. 한데 과연 사람 일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할 수 있을까.
여담을 이야기하자면, 사실 내게도 그런 자신감이 있을 때가 있었다. '절대로 내 일정은 변하지 않아'라고 하면서 S앱을 통해 항공편 예매를 했던 적이. 참고로 약관에는 24시간 이내에 환불신청은 가능하다고 (아주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바로 몇 시간 뒤, 그 일이 터지고 만 것이었다. 동행인의 코로나 문제로 일정에 변경이 생기면서 환불을 신청해야 했던 것이었다.
여태껏 내가 겪었던 다른 업체들은 전화도 잘 받고, 부연 설명도 잘해 주었다. 하지만 S업체는 달랐다. 대표 전화번호는 외국이었고, 국내 번호를 찾아 걸면 한국말이 서툰 누군가가 받았다. 쉽지 않은 소통을 몇 번씩이나 하면서 환불신청을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그들은 이미 항공사 쪽에 돈을 지불했으니 항공사 쪽에서 받으라는 거였다. 하지만 항공사 쪽에 알아보니 그들은 예약만 해줬을 뿐 아직 돈은 받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누굴 믿어야 할 것인지는 너무나도 뻔했다.
결국 항공사 쪽에 부탁해서 돈에 관련된 내용증명을 받았다. 그리고 S업체 쪽에 그것을 보내주고 따졌다. 난 항공사가 아니라 당신들에게 돈을 받아야 한다고. 그제야 며칠만 기다려 달라고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내게 돈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그저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며칠마다 계속 전화를 해서 달달 볶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전화받는 사람이 무슨 잘못이었는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무튼 그 후로 한 달, 난 드디어 돈을 입금받았다! 물론 환불 수수료는 빼고 말이다. 아...... 힘든 싸움이었다.
그 뒤로 난 항공편을 예매할 땐 절대로 여행업체 앱을 통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했는데 근본 없는 자신감으로 그 바보 같은 짓을 반복할 때가 있다.) 다만 저렴한 항공편을 알아보는 데 참고만 할 뿐......
이번 뉴욕행 항공편도 이 앱을 이용했다. 일정에 맞는 저렴한 항공편을 알아보고, 그 항공사 앱에 들어가서 비교를 해 보고 예매를 했다. 가격은 역시 많이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예매를 한 곳이 아시아나 항공이었다. 직접 항공사를 통해 예매를 하면 언제든 일정 변경이나 환불이 쉽기 때문에 안심할 수가 있고, 고객 서비스면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다만 항공편은 최대한 빨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저렴하고 자리도 많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난 추가 요금을 내고 비상구석을 선택했다. 이코노미석이었지만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다는 장점만은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참고로, 후기 대응의 문제는 필자의 경험이 그러했을 뿐, 대부분의 업체는 잘해주고 있는 것 같다.
ㅣ이스타(ESTA)ㅣ
현재 한국은 미국과 비자면제 프로그램을 실행 중이다. 즉 한국인은 비자 없이도 미국 내에 90일 이내까지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여행허가증과 혼동하면 곤란하다. 비자는 필요 없지만 여행허가증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자여행허가증은 이스타(ESTA)라고 부르는데, 이는 유효한 전자여권을 소지하고 있다는 조건하에 미국의 전자여행 허가제 웹사이트(https://esta.cbp.dhs.gov/)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서류가 나오는데 까지 시간을 감안한다면 미국으로 출발하기 72시간 전까지는 신청을 해야 한다. 해당 웹사이트는 영어로 되어 있지만 오른쪽 상단에 한국어를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있으니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그리고 서류는 이메일로 받게 되며 이를 프린트해서 사용하면 된다.
참고로, 인터넷에 '이스타'를 쳐보면 이와 관련된 웹사이트가 무수하게 뜬다. 마치 이스타 공식 사이트인 양 보이지만 실제로는 웃돈을 받고 이스타를 신청해 주는 대행업체인 것이다. 그들은 이스타 신청이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확실하게 받아줄 수 있다고 광고를 한다. 좀 의문스러웠다. 과연 미국의 정부기관이 그들에게 어떤 특별한 혜택을 주겠는가 말이다. 게다가 그들에게 주어야 하는 나의 개인 정보가 어차피 이스타 공식 사이트에 입력하는 것과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확실한 건 이스타 신청은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해도 되고, 옆사람에게 부탁을 해도 된다. 자신감을 갖자. 보통 이스타는 신청 후 늦어도 3일 이내는 받을 수 있다고 하니(참고로 난 하루도 안 걸렸다) 불안하다면 미리미리 신청하자. 이스타의 유효기간은 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