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관통하는
기본 예의에 대하여

by Beer Alien

안녕하세요.

온타리오의 약간 북쪽에서 평소와는 매우 다른 겨울을 지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날씨가 봄이네요. 두꺼운 겨울 옷 잔뜩이어야 할 2 월인지라 얇은 옷을 찾는 것조차 낯선데 날씨가 계속 계절을 흐리고 있네요.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시지요?


캐나다에서 시골에서 한국분들 거의 못 보고 캐내디언들에 둘러싸여 살고 ( 진짜 외국인 자체가 거의 없는 동네. 딸내미는 학교에서 유일한 외국인) 업무환경도 그렇습니다. 한국인을 본 적이 없는 분도 있으셔서 한국 음식은 어떻게 먹는지 내내 궁금해하셔서 토론토에 가서 한국 레스토랑 다녀오겠다고 하시기도 하시고…. 낯선 사람이란 걸 매순간 인지하게 됩니다. 농담도 영어로 해야 하니. 참 재미없네요.

캐나다 첨 오면 참 이것저것 들뜨고 기대도 되고. 동시에 긴장도 하고 당황도 하고. 그랬습니다.


언어를 공부하면서 동시에 사용도 해야 하는

처절한 과정 중에 복잡한 생각이 입을 더 다물게도 하고. 그 과정중 오해가 내가 잘 모른다는 이유로 실수를 하는 건 아닌지 조심스럽고 답답합니다.

처음엔 모르는 사람의 hi, how are you? 에도 당황합니다. 아니. 왜?!?! 난가?!?! 두리번두리번 입니다.

뭐 이제는 차에 앉아서 운전하는 중에도 반대편 지나가는 차에 손 흔들고 개랑 산책하는 사람들하고도 손 흔들고 그럽니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하고도 인사 잘 하고 스몰 토크도 어느 정도 하고 그럽니다. 적정한 주제가 어느 정도 인지도 선을 어렴풋이 알기도 하구요. 사실은 한국분들을 보기보단 현지인들의 분위기에 조금 더 익숙한 상태로 지낸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우체국에서 우표파는 것부터 여러 종류의 업무를 보다 보니 여러 종류의 손님을 응대하게 되고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하면서도 동시에 업무의 룰과 범위에 어긋나지 않는 선도 지켜야 합니다.

알게모르게 몸에 익힌 캐나다에서 가장 중요한 예의의 기본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 사람에 대한 존중, 상대에 대한 존중‘입니다.

근로 환경에서의 룰을 보면 조금 더 명확히 설명이 될 것 같기도 하네요. 제 업무 환경은 연방의 룰을 기본으로 해서 조금 정부의 룰을 기준으로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harassment 는 매우 중요한 기준입니다. 상대를 존중으로 대하지 않는 모습은 매우 심각한 이슈가 되는 기준이랄까요.

캐나다 직장 생활 하면서 느낀 점은 개인은 스스로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환경은 업무상의 딜레이가 발생하더라도 관계없이 No 를 할 수 있으며 회사는 어떠한 이의도 제기할 수 없습니다. 처음엔 진짜 너무 당황해서 힘들었던 것도. 캐나다 첫 일터가 꽤 큰 규모의 호텔 레스토랑이었는데 저는 Breakfast 시프트라 나름 꽤 여유있고 조용한 근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Freezing rain 이 내리는 새벽길 4-50 분을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시골길을 운전하는 일은 매우 겁나는 일이었으나 ‘ 한국인인지라’ 부득부득 일하러 갔지요.

그런데 실상은 가면 직원 5-60 % 가 출근을 안 합니다. ‘ 위험한 길을 감수하면서 출근할 수 없다!‘ 이고 이런 상황에 식당은 호텔의 모든 손님이 바깥에 나갈 수 없으니 몰려 식당은 평소의 2-3 배가 바쁩니다. 사람은 없고 일은 밀리고 전쟁터가 되는 거죠. 성실히 일하는 사람만 미칠 것 같이 되는 겁니다. ㅠㅠ

호텔에 롱위켄이나 성수기가 되면 직원들이 또 안 옵니다. 갑자기 아프다구요. 진짜인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모두다 진짜라고 믿기엔 이 우연이 믿기 어려운 부분이 큽니다. 성수기 지나면 멀쩡하게 또 다 나오거든요 어느 날은 꾸역꾸역 출근한 저도 너무 힘들어서 매니저한테. 전염병 이슈냐고 물어본 적도 있습니다. 매니저 왈.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세이프티 이유로 아파서 못 나온다고 하면 이유를 물으면 안 된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저에겐 꽤 캐나다스러운 이슈로 느껴집니다.

제가 사는 시골엔 4 차선 하이웨이가 있습니다. Detour가 있다곤 해도 시골 길이라 직선으로 나란히 가는 길이 아니라 꽤 안 쪽으로 돌아가던가 5 분길이 30 분 우회로가 되는 코스가 대부분입니다.

사고가 납니다. 3 시간에서 최근 8 시간까지도 길이 그냥 바로 ‘멈춤’ 입니다. 사람이 다친 사고라면 그 어떤 차도 그 사고 현장을 지나갈 수 없고 경찰의 ‘신중한’ 조사는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이는 누군가가 다치고 피해가 생긴 일이기에 그래도 내가 급하니 가야겠다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의 생명에 다급한 위협이 생기지 않는 한은 말이죠. 이 길이 막히면 다른 방법이 없는 편인데 작년엔 사망 사고로 사람들이 길에서 8 시간 넘게 움직이지 못한 일도 있었습니다. 사고가 났더라도 옆에서 어떻게든 비껴 가야 하는 한국의 사고방식과 매우 다릅니다. 힘들고 어렵고 각자의 사정에 매우 화도 나는 상황이겠지만 그 누구도 누군가의 다친 상황 앞에서 말을 터트리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차선 가까이에서 개를 산책시킵니다. 그의 안전을 위해 차는 기꺼이 속도를 늦추고 차선을 넘어가며 상대방 차들까지 모든 교통의 룰은 누군가의 산책을 위해 미뤄지고 느려집니다. 그게 오히려 룰이랄까요 횡단보도의 불이 빨간 색이거나 혹은 아예 횡단 보도가 아니더라도 나의 차선 불이 초록색이고 나의 뒤에 차가 엄청 많이 기다리더라도 교통 법규를 어긴 누군가의 무단횡단에 아무도 경적을 울리지 않습니다. - 이건 시골이라서 그럴수도 있고 도시는 좀 다를 수도 있을까요? 거기는 룰이 지켜져야 원활하게 움직이는 곳일 테니까요?

학교에 가서 아이들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학교를 공부를 잘 하기 위한 목표로만 학교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기에 선생님은 아이가 공부를 원하지 않으면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수업시간에 배워야할 것들은 각각의 사람을 대하는 예의를 배울 뿐입니다. 하니 학교에서 공부만 강요하는 것 보단 개개인의 관심에 귀기울여 주는 편입니다. 따라서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특성을 알아보려 노력하는데 성적에만 집중하는 학부모 상담은 때론 이곳 선생님들에게 매우 의아한 상황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곧잘 hi,hello, how are you? 를 매우 자연스럽게 하곤 하는데 이는 곧 사람을 마주치면 제가 해야 하는 예의 같은 걸로 몸에 익었습니다. 이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몸에 익지 않다고 해서 상대방의 인사에 대답을 하지 않는 것도 상대를 바로 무시하는 것도 되지만 모르는 상대와 마주쳤더라도 무표정 하거나 인사를 먼저 하지 않는 것도 매우 무례하게 느껴지더군요. 저는 한국인이라 그런 얼굴 표정이 매우 익숙하지만 제 주변의 분들은 매우 무례하고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될 것 같아요. 인사를 건성으로 하고 바로 본론만 가는 것도 좋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고객을 마주치면 직원들은 바로 뒤에 와서 봤지 ? 저 무례함? 하고 바로 뒷담화 하거든요.

사람이 앞에 있을 때 지나칠 정도로~~착한 척 하고 케어하는 척 하고 하는 예의가 매우 강조되는 분위기기 때문에 캐내디언 뒷담화 장난 아닙니다. 진짜 심하죠. 앞에서 착한 척 하느라 예의 차리는 척 하느라 없는 에너지 끌어다 쓴 종류의 사람은 뒷담화로 그 스트레스 다 내려 버리는 느낌입니다. - 이것이 바로 커다란 반전이랄까요?!?!

캐나다 사람들은 본인이 잘못하지 않아도 I’m sorry 를 입에 붙이고 살고 Thanks you 도 많이 합니다. 첨에 저는 Thanks 의 답변이 of course 였을때 무척 당황했어요. 그게 바로 머리 속으로 직역했을 땐 고마워- 당연하지 인 거였거든요. 근데 제가 이제 이 답변을 많이 합니다. 뭘 당연한 걸 가지고 고맙다고 하니 라는 뉘앙스로 쓰거든요. 도와줘서 고마워. 당연히 돕는 거 아니겠어? 가 답변이 되는 거거든요.

팁문화도 낯선 분들이 많으실 거에요. 그런데 어떤 분들,주로 팁문화가 없는 배경에서 오신 분들에게 팁은 나에게 잘하지 않으면 주지 않겠다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신 것 같은데 물론 그게 기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저도 고객을 대하는 종류의 일을 계속 하면서 주변의 상황을 꼼꼼하게 살펴보니 물론 좋은 서비스에 서로서로 감사하게 되며 주고받는 팁이 서로 좋은 일이 되겠지만 사실 팁은 나에게 잘 하기 때문에 주는 이유라기 보단 서로가 서로를 돕는 개념이 더 많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서비스 일이라는 게 복종에 가깝게 상하로 나뉘어지는 관계가 아니거든요. 나를 위한 서비스가 만족스럽고 충분하지 않았기에 팁이 충분할 필요가 없다라는 건 캐나다에서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이해됐을 때 한 번 더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서로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걸 익혀보세요. 많은 부분이 자연스러워지고 많은 부분이 편안해 집니다.

한국에 있는 제 지인이 제가 인사에 좀 까따로운 편이라고 유난스럽다고 느끼는지 캐내디언 의 삶을 산다고 표현하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것이 한국에서든 캐나다에서든 ( 제가 캐나다에서 더 유난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기본 예의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애들에게도 항상 어디서든 예의는 갖춰라.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너희들의 실수를 반 이상 줄여줄 수 있고 생각보다 크게 부드럽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예의가 스트레스가 아닌 자연스럽게 몸에 익게 하는게 매우 중요하다고도 얘기해주고 있구요.

많은 분들께 좋은 출발이 되는 팁이 되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고 안녕하시길 바래봅니다.

토요일 연재
이전 15화'다르다' 를 '멋지다'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