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참다랑어의 진짜 이야기

한 점의 참치에 담긴 어획, 축양, 그리고 현장의 기술

by 김동건

참치는 하나의 생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종으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참다랑어’라 불리는 종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북태평양을 중심으로 서식하는 북방참다랑어, 대서양과 지중해에서 어획되는 대서양참다랑어, 그리고 남반구 해역에서 잡히는 남방참다랑어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최고급 참치’로 인식되는 것은 대부분 북방참다랑어다. 지방 함량이 높고 풍미가 응축되어 있으며, 특유의 점성과 감칠맛으로 인해 고급 스시 및 참치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참치 전문점에 유통되고 있는 참다랑어는 대부분 대서양참다랑어다. 과거에는 북방참다랑어와 대서양참다랑어를 명확한 구분 없이 하나의 종이나 아종으로 보기도 했으나, 현재는 유전적 차이가 밝혀짐에 따라 엄격히 별개의 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가 횟집이나 참치 전문점에서 흔히 접하는 참다랑어 역시 대부분 지중해의 축양 기술로 탄생한 이 대서양참다랑어를 의미한다.


참다랑어의 가치는 단순히 크기나 외형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지방의 상태와 분포, 그리고 육질의 색감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어획된 참다랑어의 꼬리 부분을 절단한다. 꼬리 단면에는 지방의 침착 정도와 육색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이를 통해 해당 개체의 상품성을 즉시 판단할 수 있다. 지방이 고르게 퍼져 있고 색이 선명할수록 높은 가치를 가지며, 반대로 지방이 부족하거나 색이 탁할 경우 상품성은 떨어진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참다랑어의 상당수는 완전한 양식이 아니라 ‘축양’ 과정을 거친다. 자연에서 어린 개체를 어획한 뒤 대형 가두리 시설로 옮겨 일정 기간 사육하며 지방을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이 가두리는 지름 수십에서 100미터 이상, 깊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대형 구조물이다.

이처럼 축양장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참다랑어는 부레가 없는 어종으로, 물속에서 떠 있기 위해 끊임없이 헤엄쳐야 한다. 즉, 멈추는 순간 가라앉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도 계속 움직이며 살아가는 생선이다. 따라서 좁은 공간에서는 생존이 어렵고,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형 축양장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축양 지역은 지중해 연안으로, 스페인·몰타·크로아티아 등지에서 대규모 산업이 형성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참다랑어는 지속적으로 먹이를 공급받으며 지방 함량이 증가하고 육질이 안정된다.


참다랑어 시장에서 사용하는 ‘상(上)’이라는 단위는 등급이 아니라 로인 한 쪽의 중량을 기준으로 한 크기 구분이다. 로인은 참다랑어를 4등분 했을 때 나오는 살 덩어리 한 조각을 의미하며, 한 마리에서 총 4개의 로인이 나온다. 따라서 30상, 50상이라는 표현은 로인 하나의 무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를 원물 기준으로 보면 20상은 약 100~150kg, 50상은 250~300kg, 80상은 400kg 이상의 개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개체가 클수록 더 높은 가치를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성장 기간이 길수록 지방이 안정적으로 축적되고 근섬유가 치밀해지기 때문이다.


참다랑어는 한 마리 안에서도 부위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아카미는 진한 붉은색을 띄는 등살 부위로, 지방이 적고 깔끔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방혈이 잘 된 아카미는 색이 맑고 투명하게 보이기도 하며, 숙성을 거치면 감칠맛이 크게 증가한다. 주도로는 붉은 살과 지방이 적절히 섞여 있어 가장 균형 잡힌 맛을 내며, 오도로는 지방 함량이 가장 높은 부위로 입안에서 녹는 듯한 식감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부위 외에도 현장에서 선호되는 특수 부위들이 존재한다. 머리살은 지방이 많고 식감이 독특해 구이용으로 많이 활용되며, 과거에는 횟집 실장들이 저렴하게 들여온 머리를 가공해 두육살, 눈및살 등 다양한 특수부위를 만들어 추가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가마살은 아가미 뼈 사이에 붙은 살을 하나하나 발라내야 하는 부위로, 손이 많이 가는 만큼 귀하게 취급되었다. 갈비살(네기도로)은 원래 갈비 사이 살을 긁어내 만든 것이지만, 최근에는 잔육을 모아 가공하는 방식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부위들은 최근 배달 중심, 저가형 참치 매장이 증가하면서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손이 많이 가고 수율이 낮기 때문에 효율 중심의 시장 구조에서는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참다랑어는 단순히 신선하기만 하다고 맛있는 음식이 아니다. 아카미는 1~2일 숙성을 통해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것이 좋고, 주도로와 오도로는 너무 차갑지 않은 상태에서 먹어야 지방의 풍미가 살아난다. 또한 적당한 두께로 썰어 식감을 살리고, 간장은 짧게 찍어 먹는 것이 좋다.


결국 우리가 먹는 참다랑어는 단순한 생선이 아니다. 어획, 축양, 가공, 유통, 그리고 현장의 손질 기술까지 모든 과정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이 과정을 이해하는 순간, 같은 참다랑어라도 그 가치의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한 점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가의 이전글바지락도 ‘종류’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