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 계약이다.
고3 아들의 식사 루틴을 계획했다.
계획하지 않으면 아무렇게나 먹게 될 거 같고
체력도 망가질까 걱정이 돼서 이다
공부야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할 것이고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거는 뭘까? 싶어서
1년짜리 영양사가 되어 주기로 열심했다.
학원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아들이라
학교와 집, 집과 학교가 주 동선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하는 날은
점심식사도 스스로 챙겨 먹었다.
매일 아침 6시면 출근하느라 집 밖을 나서는 나이기에
고3 아들은 물론 가족 아침식사는 챙겨준 적이 없다.
어느 날 문득!
코로나로 격주로 집에서 온라인 수업하는
고2 아들의 점심식사가 궁금해진 어느 날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 참~너 점심식사는 어떻게 하니?
2교시 후 쌀을 씻어 담그고
3교시 후 취사버튼 누르고
4교시 후 점심시간이고 취사가 완료된 밥과 반찬을 꺼내 밥상을 차려 먹어요
라고 한다.
(들은 대로 적어야 하기에 ~)
그럼에도 2년여 동안 밥 차려 먹기 힘들다고 불평한 적 없었다.
중3 2학기부터 고1, 1학기까지 미국 교환학생을 다녀온 아들은 미국애사도 이미 본인 빨래, 자기 방 청소, 심지어는 식사도 스스로 해결해 왔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도 그랬지만 다녀온 뒤로
더욱더 당연한 습관이 되었고
가족 안에서의 암묵적 합의도 공고해졌다.
아마 교환학생 마치고 귀국후애 이어진 코로라 비대면 수업은 미국생활의 연장 같은 시간이기도 했을 거 같다.
아들 둘 키우면서 워킹맘이 아닌 적이 없었기에
아들이 태어나서부터 아들에게만 몰입한 적이 없는 엄마였고 그럴 수도 없었던 시간들이었다.
일과 양육, 일과 교육을 모두 다 잘할 수 없었고
동시에 몰입은 어려웠다.
늘 적당한 타협과 선택은 필수였다.
비교적 바쁘고 숨 가쁜 업무로 인해
육아는 주위의 도움을 기대야 했다.
시험기간이든 아니든 집안일(?)에 예외가 없었던 아들이었다.
이제 고3이니…
엄마가 딱 1년 만이라도 엄마의 시간 일부를
아들을 위해 써 보려고 한다.
아들을 위해서라기보다 엄마인 나를 위해서
그렇게 해 보려고 한다.
우리 함께 …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