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의 기다림
욜로녀, 일본 취직 편을 쓸 때만 해도 속된 말로
'똥줄 타는 중'이었다.
적게는 3주 길게는 2개월이 걸린다고 했던 재류자격인정증명서가
두 달을 꽉 채워 발급될 줄은 몰랐다.
정확히 3월 30일에 신청해서 5월 31일 발급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도 '거부'연락을 받지 않아 다행이다.
아무튼 원래 약 1주일을 지내고 일본에 가겠지...
했던 시댁생활이 길어졌다.
3주에서 한 달 남짓 지내다 가게 될 줄이야.
'시댁'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느낌이 많은 우리 사회이지만,
나에게 '시댁'에서 지낸 첫 주는 어색함과 눈치 보이는 불편함,
둘째 주는 조금 익숙함과 배려에 대한 고마움,
셋째 주는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사람의 감정이 바뀌어 가는구나... 싶었다.
오히려 시어머니가 없으면 나와 내 남편의 중재를 누가 해주나 싶을 정도로 생각하게 됐으니까 말이다.
재류자격인정증명서가 늦게 나온 덕에 시댁 식구들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내가 회를 좋아한다고 매번 시아버지가 마트에서 광어, 연어회 한 접시씩 사다주신 것도,
매일 밤 맥주나 와인, 막걸리를 마시고 늦게까지 안 자고 아침 늦게 일어난 새댁을 못마땅해하셨을 수는 있지만, 그다지 뭐라고 하시지 않은 것에도...
감사한 마음이 들어 감정이 벅차올랐다.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기다리며 맘이 편치 않아서 더 예민하게 느꼈던 어색함과 불편함 같은 것이,
재류자격인정증명서 발급과 동시에 배려와 호의로 다가왔다.
사람이란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른 사람의 변함없이 똑같은 행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 같다.
감정이라는 것이 일정치 않구나.
드디어 일본으로 간다.
강아지와 남편은 조금 늦어질 계획이다.
홀로 먼저 가서 집을 알아보고,
혼수준비를 비롯하여 모든 준비를 어느 정도 해놓을 생각이다.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