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패턴별로 가방을 분류해 보기
가방을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어깨에 매는 숄더백, 가로질러 맬 수 있는 크로스백, 손잡이로 드는 토트백 식으로 나눌 수도 있고요.
여행용인 트레블백, 저녁 모임 등에 들고 갈 수 있는 이브닝백, 일상적으로 들고 다니는 데일리백, 사무용인 브리프케이스, 쇼핑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쇼퍼백 식으로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작의 입장에서는 패턴을 중심으로 해서 다음과 같이 나눠 볼 수 있습니다.
1) I패턴: ex. 파우치
2) T패턴: ex. 쇼퍼백
3) L패턴: ex.할잔백
4) O패턴: ex. 보스턴백
5) M패턴: ex. 아코디언 백, 콘스탄트백
6) H패턴: ex. 버킷백, 피코탄백
7) U패턴: ex. 브리앙 백, 켈리백
그 외에도 앞판에 옆판 일부가 포함된 V패턴, S패턴도 있을 수 있고요.
또, 두자기 패턴을 복합한 것도 있겠습니다. 버킨백 같은 경우, H패턴과 U패턴의 복합일 수 있겠습니다.
분류한 것을 보시면 주요 원형의 패턴 모양을 알파벳에 빗대었는데요.
거의 대부분이 잘 맞지만, 아코디언 백이나 버킷백처럼 조금은 맞추려고 분류한 느낌도 있네요.
그럼 실제 제작한 것을 보면서 패턴의 특징들을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1) I패턴
I패턴은 옆에서 보았을 때 부피감이 크지 않는, 그래서 거의 일자형 모양의 패턴입니다.
즉, 별도로 옆판과 밑판의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형태인데요.
우리가 흔히 보는 파우치가 바로 여기에 속합니다.
가장 단순한 형태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고요.
앞판과 뒤판의 모양이 같고, 3면을 봉합해서 제작되게 됩니다.
가죽공예에서는 초급의 단계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보는 것 중 하나일 거예요.
아직 안 만들어 보셨으면 지금 해 보세요.
패턴은 단순하지만 사이즈를 여러 가지로 하면 다양한 용도를 만들 수 있겠습니다. 또, 실용성도 좋고, 윗부분은 지퍼로도, 자석으로도, 아니면 그냥 오픈시켜서도 만들어 볼 수 있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런 단순한 패턴일 수도록 보다 좋은 가죽을 사용해서 그만큼 보강재며 안감의 작업량까지도 줄이면서 후딱(?) 만들어 버리는 재미를 느낀답니다.
패턴은 네또(Netto, 원형)와 딸리오(Taglio, 재단형)으로 나눠서 만들어 볼 수 있겠고요.
인 스티칭과 아웃 스티칭을 선택해서 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서 부분피할등이 맞춰 진행되겠습니다.
3면 아래 꼭짓점은 가능한 원형으로 패턴을 뜨는 것이 인 스티칭으로 뒤집었을 때 좀 더 모양이 예쁘고요.
라운드 반지름은 크면 클수록 모양이 잘 잡히므로, 처음에는 좀 크게 하시고 차츰 디자인에 맞게끔 조절하시면 좋겠습니다.
윗부분에 지퍼를 다실 때는 양쪽 스티칭에서 미싱의 발이 걸리지 않도록 1.5센티 정도의 여유를 두시고 지퍼를 결합하시면 좋고요.
지퍼 끝단에는 스토퍼를 다셔도 좋고요. 가죽으로 덧대어서 스토퍼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겠습니다.
한 가지 팁은, 지퍼 자체로는 지지하는 힘이 약해서 살파(Salpa)를 덧대면 좀 더 탄탄하게 지퍼 라인을 만드실 수 있겠습니다.
패턴은 사진처럼 간단합니다.
제작 상 필요한 정보들은 형지에 기록해 두면 더욱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얼마 두께로 전체 피할을 할것이며 겉감은 몇장 재단하고, 안감은 어떻게 할 것인지, 부분피할은 얼마의 너비와 두께로 할것인지 등 입니다.
지퍼가 시작하고 끝나는 중요한 포인트도 표시를 해 두시면 좋고요.
2)T패턴
아마도 가방을 만드시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패턴이 아닐까 한데요.
I패턴의 경우는 옆판, 밑판이 없어서 물건을 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옆판, 밑판을 만들되, 이 T패턴을 사용하면 비교적 간단히 패턴을 뜰 수 있습니다.
T패턴의 앞판과 뒤판은 동일하고요. 앞판, 뒤판에 양쪽으로 옆판이 붙고, 아래는 밑판이 붙게 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밑판과 옆판의 각도를 조절해서 가방이 위로 갈수록 전체적인 쉐입이 오므라 들거나, 앞판의 모양을 위로 갈 수록 좁게 해서 합봉 된 형태의 앞모습이 덜 넓게 퍼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즉, 기본적인 T패턴의 경우에는 박스의 형태이며 각도 조절 등으로 전체 쉐입을 바꾸실 수 있겠습니다.
T패턴에서 벌어진 옆은 사진처럼 여밀 수 있게 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입구가 넓은 것이 물건을 넣고 빼는 것은 편하지만, 들고 다니실 때는 너무 펄럭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T패턴 역시 사이즈를 다양하게 해서 여러 가지 가방을 만들어 보실 수 있겠습니다.
패턴을 보시면 T자 모형입니다.
여기서 주의점은 안으로 들어간 홈의 좌우 길이는 같아야 합니다.
혹시 절반씩 재단해서 두 장을 합친다면 밑판에 결합을 위한 여유분도 정의해 주셔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현재 패턴은 박스 형태이고요. 안으로 들어간 홈의 조절과 위 입구부분의 너비 조절을 해서 전체 쉐입을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3) L패턴
L패턴은 옆판과 밑판이 통으로 연결되고 여기에 앞판과 뒤판이 결합되는 형태입니다.
이 가방의 핵심은 앞판, 뒤판의 모양에 맞춰서 옆판, 밑판의 전체 크기를 정하는 것입니다.
즉, 각 합봉이 되는 부위의 길이가 일치를 해야 가방이 울지 않고 정확한 쉐입이 되고요.
같은 길이를 구하기 위해서 패턴 단계에서 형지를 굴리면서 맞추게 됩니다.
그리고 굴릴 때 주의할 점은 스티칭이 되는 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고요.
그렇지 않으면 작게나마 오차가 생겨서 최종 합봉 시 길이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패턴을 보시면 앞판을 기준으로 옆판과 밑판의 전체 길이를 정할 수 있습니다.
좌우가 대칭이기 때문에 반쪽만 길이를 정하면 되겠습니다.
추가적으로 밑판을 두 개를 이어 붙일 경우에는 결합 여유분을 형지에 포함시켜서 재단해 주셔야 겠습니다.
4) O패턴
O패턴은 옆판이 가방의 전체 쉐입을 결정합니다.
즉, 옆판의 형태에 맞춰서 앞판, 뒤판, 밑판이 연결되게 됩니다.
O패턴의 대표주자는 역시 보스턴 백이죠.
옆판에 힘을 주기 위해서는 보통 파이핑을 두르게 됩니다.
패턴은, 먼저 옆판 모양을 뜨시고요. 그에 맞춰서 옆판을 감싸는 길이로 옆판,밑판,뒷판을 정해 주시면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밑판을 별도로 패턴을 뜨고 앞, 뒤판에 결합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통으로 재단을 할지가 있는데요. 가죽 면적이 충분하다면 통으로 패턴을 뜨는 것이 작업 공수를 줄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면적뿐 아니라 쓸만한 면적을 고르거나, 가방의 밑판에 좀 더 힘을 주기 위해서 각각 분리해서 패턴을 뜨고 합봉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5) M패턴
M패턴은 옆판의 아래면이 M자처럼 보이는 것인데요.
아코디언 백이라고 마치 아코디언처럼 포켓들이 접혀있다가 물건을 담을 때는 펼쳐지는 가방이 대표주자이겠습니다.
포켓은 싱글부터, 2단, 3단.. 등 확장해서 만들 수 있으며 각 단에 따라서 조금씩 패턴들이 달라지겠습니다.
패턴을 보시면 옆판의 모양이 M자 같나요?
이 패턴은 조금 복잡해서 다음에 별도로 설명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6) H패턴
H패턴 역시, M패턴처럼 알파벳으로 이해하기보다는 버킷백같은 대표주자로 이해가 더 쉽겠습니다.
즉, 밑판이 원형이 되어서 전체 가방의 쉐입을 결정하고 이에 맞춰서 윗판,뒷판,옆판들이 결정되는 패턴입니다.
이 패턴 역시 밑판의 길이와 위쪽 판들의 합봉 되는 부위의 길이가 같도록 신경 쓰셔야 합니다.
또 마찬가지로, 파이핑을 줘서 좀 더 쉐입을 만들 수도 있고요. 인 스티칭, 아웃 스티칭 모두 가능하겠습니다.
패턴을 보시면 먼저 밑판의 모양을 정하고 그것에 맞춰서 윗부분의 폭을 정의하실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미지의 폭을 정의해야 할 때에는 먼저 형지를 조금 크게 가 재단한 상태에서 밑판을 굴리셔서 일치하는 점을 찾으시면 되겠습니다. 이럴 경우는 일반적인 모눈종이를 사용하기 보다는 대칭패턴법을 사용한 형지라면 보다 쉽게 작업하실 수 있겠습니다.
7) U패턴
U패턴은 가방에 좀 더 디자인 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만드는데 용이한 패턴이겠습니다.
즉, 다른 패턴들에 비해서 그만큼 원하는 쉐입으로의 가방을 만들 수 있는데요.
옆판의 모양뿐 아니라 앞판의 모양도 디자인이 비교적 용이하겠습니다.
사진의 가방처럼 매우 풍부한 쉐입의 모양도 가능하겠습니다.
피렌체 가죽학교에서도 제일 많이 만들어 본 패턴이 바로 이 U패턴이었네요.
브리앙백을 보시면 옆판과 밑판을 먼저 각각 정하신 다음, 옆판을 굴려서 최종 앞,뒤판의 높이를 결정하실 수 있겠습니다.
켈리백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옆판과 밑판을 중심으로 최종 앞, 뒤 판의 높이를 정하게 됩니다.
여기서 한가지, 밑판의 크기는 옆판 폭보다는 조금 작아서 앞, 뒤 판과의 경계가 앞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조금 더 보기 좋겠습니다.
브리앙의 곡선 옆면과 달리 켈리는 직선이여서 보다 쉽게 높이를 정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만약 가죽 단면 마감을 시접이 아닌 엣지코트로 한다면 딸리오 형지를 따로 만들지 않고 네또에 포함시켜서 제작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저 같은 경우는 네또에 필요한 정보들을 기록함으로 별도 딸리오를 만들지 않고, 또 인스티칭 같은 경우는 네또 외에 딸리오를 만들면 거기에 맞춰서 합봉 전체 길이를 다시 조정해주셔야 할 수도 있어서 입니다.
위의 패턴들이 기본이 되고, 여러가지 장식적인 요소들과 핸들, 스트랩, 부자재들이 입혀져서 최종 가방이 제작되겠습니다.
기본 패턴을 연습해 두시면 처음 보는 가방도 분석적으로 보실 수도 있고요. 또 독립적으로 패턴 뜨시기도 보다 용이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디자인된 가방을 만드는 것은 가죽 공예의 제일 큰 즐거움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