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라는 꿀같은 이야기 - 2

스타트업을 위한 나라는 없다

by 기획신인




우리도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건 서방권에서 퍼진 스타트업의 열풍을 보란듯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넘겨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도 스타트업이라는 말과 함께 조금씩 불씨가 붙지만

과연 그만큼 안전장치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미지수입니다.





말 그대로 스타트. 시작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일은 이 곳의 일을 알리기 위해

블로그를 작성하고 사람들에게 홍보하는 것과 각종 카피 작성 그리고 교정 업무와 잡무입니다.


일당백을 해야하기도 하지만 1인분조차 버거운 시간이 매일 같이 다가옵니다.

시작과 동시에 환호해주는 사람도 없는 그 트랙 위에서 말이죠.


뜬금없이 바빠지기도,

또 소강상태로 들어섰다가 아예 업무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단 각자 너무 바쁜 시간을 보내다보니 크로스 체크 (상호 확인)이 안되는 경우도 허다했고


저도 모르는 사이 일이 완성되서 자 이렇게 되었다! 라는 것도 존재했습니다.


어떤 기업을 가더라도 신입은 우왕좌왕 어떤 걸 해야하는지 잘 모르기 마련이라지만

스타트업에게는 서로의 정보 공유가 제일 중요하지만 그만큼의 시간도 주어지는 편이 아니더군요.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시작이라고 해서 봐주는 곳은 없다는 것이죠.

오히려 작고 영세하다는 이유로 의심하는 곳은 있었고 혹은 그만큼 이상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규모의 크기에 따라 사람이 바뀌는 것을 몇 번 보고나니 기가 죽는 일도 많고, 괜히 허망하기까지 합니다.


장려하는 차원에서 청년들에게 '도전'을 응원하고

'지원'을 약속하는 듯 하지만 이 역시도 인큐베이팅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일입니다.

문턱은 높고 할 것은 많으며 받는 것은 생각보다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공 사례를 보며 열정을 불태우겠다며 장작처럼 떼다가는

금새 연료가 없어 냉골과도 같은 시기를 지나는 수 밖에 없더군요.


우리는 할 수 있다! 라는 말과 함께 매일 아침 출근을 하고

뭔가 했지만 이 것이 '수치'와 '결과'로 그대로 나와 눈으로 볼 수 없어 답답한 마음으로 퇴근을 반복하다보면

결국 남는 것은 내 스스로의 단단함과 갑갑함에 잠들어야 하는 내일입니다.



물론 스타트업만이 힘든 것은 아닙니다


어느 곳에 가건 고민은 마찬가지입니다.

회식과 온갖 이상한 문화를 보고 충격을 받아 나온 친구,

일단 들어가면 뼈를 묻겠다고 했지만 골수만 뽑아먹힌 것 같다며 퇴사를 결심한 친구.

수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 역시 스타트업이 아닌 장르에서 모노드라마를 단독으로 찍고 있죠.


저는 그 많은 사람들의 무리에서 그저 '스타트업에 간 친구' 이며

다소 파격적일 수도 있는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일 뿐입니다.


결국 회사입니다. 이익을 추구합니다.

열정과 패기가 넘쳐서 이익을 등한시 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스타트업이라고해서 없는 살림이지만 열정과 패기로 가치실현만을 창출하고자

매달 사무실에 돈을 쓰고 다같이 싸매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죠.


결국 스타트업만을 위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수많은 회사 중, 작은 규모의 어떤 한 그룹이 되었을 뿐이죠.

그것이 우리를 보호해주고 감싸줘야 할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버티고 안아주며 위로하고 또 다른 내일을 생각하며 일을 할 뿐입니다.


스타트업은 수많은 회사 중 하나의 형태일 뿐

무언가의 열정 기폭제가 반드시 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타트업의 열정은 무언가를 감동시키기 위한 무보수 사업체가 아니라는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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