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입원기 3

by 숨결

공기가 좋은 곳이란 산 속에 고립된 곳이라는 의미다. 이 정신 병원은 자연이 있는 느껴지는 곳이다. 지바귀와 소쩍새 소리가 들려오는 참나무 숲 옆에는 계곡물이 가볍게 흐른다.


사람들은 푸르름이 눈부신 날에도 좀처럼 산책을 하지 않는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힐끗 쳐다볼 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 병원이 위치할 이유는 없다. 병원이 시내 한복판에 있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다.(나는 나무에 앉아 있는 새 한 마리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벌레들은 찾고 있다. 새소리는 나를 자극한다. 높은 주파수의 소리는 나의 뇌파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새 소리가 뇌의 특정 부위를 쪼는 듯하다. 마치 가려운 등을 긁는 것처럼 시원하다. 이 느낌은 고파수에서 경험할 수 있는데 돌고래나 혹등고래의 울음소리도 비슷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깊은 바다 속에서 수십 킬로 떨어진 혹등 고래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유쾌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나도 그런 고주파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음성이 아니라 뇌파를 소리로 바꿀 수 있다면 좋겠다.)


비가 오는 날에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비가 오면 숲은 짙은 풀향기와 흙냄새를 뿜어 낸다. 비 오는 날의 산책은 향기를 느끼는 매혹적인 과정이다.(모든 나무와 풀이 일제히 자신의 향기를 발산한다. 그것은 후각을 자극하는 숨막히는 아름다움이다. 나는 시각적 아름다움보다 청각적 아름다움과 후각적 아름다움에 더욱 사로 잡힌다. 보이는 아름다움은 상상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소리와 향기는 무한한 상상을 자극하는 실체없는 아름다움이다.) 나는 숲 속에 아니 병원에 있다. 사실 숲 속에 있는 병원이니 이 모든 것은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