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을 움직일 가능성, 도끼와 허쓸(Hustle)

래퍼들의 성공 시크릿, '허쓸(hustle)'

by 주드



밀레니얼 세대는 선택적 헝그리 정신


교육담당자로 일하다 보니 대리 때부터 부장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다. 단순히 스몰토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교육을 파악하려는 인터뷰였거나 팀장 교육을 모니터링하다가 토의 내용을 귀동냥 한 것이다. 많이 하시는 이야기 중 하나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것이었다.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거나 그들을 동기부여 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셨다.


부장님들의 고민은 내가 다녔던 회사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대학내일>매거진 설문조사에서 기성세대는 MZ세대의 특성으로 '개인주의', '수동적', '무기력', '무책임' 등을 꼽았다. 일부 기성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절박함(혹은 헝그리 정신)이 없다.”라고도 말했다. 기성세대가 갖추어 놓은 좋은 시절에 태어나 부족함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MZ세대도 충분히 헝그리할 수 있다.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작가의 특강에서 그는 말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예로 들었다. 포방터 돈가스집에 가려고 밤새 기다린 것도, 결국 그 성화로 돈가스집을 제주도로 이사하게 만든 것도 밀레니얼 세대였다. ‘덕질’, ‘덕후’라는 개념 자체를 최초로 등장시킨 것도 이들이다. 그리고 이것은 전문성이 되어 덕질로 밥벌이까지 연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창조경제의 주역이다.


그렇다면 MZ세대의 열정은 있었다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왜 사라졌을까. 덕질에 일가견이 있는 나는 회사에서 덕질할 것을 찾지 못했다. 물론 일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덕질 대상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사그라든 내 열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밀레니얼 중 한 명의 이야기다. 이것이 MZ세대 전체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한 개인의 속 이야기다.


덕질은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긍정적인 바이브로 무언가에 수렴하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좋아하는 것을 할 기회가 적다. 운 좋게 기회를 얻었더라도 좋아하는 것에 부정적인 것들이 눈덩이처럼 달라붙었다. 각종 피드백으로, 제약으로 최초안이 풍화되고 침식됐다. 그리고 결국 사라졌다. 물론 피드백은 필요하다. 이것의 영향력이 일부분이었다면 나는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멈출 줄 몰랐다. 좋아하는 것을 발전시키는 것에 점점 목이 말라갔다.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하고 싶은 것도 없어졌다. 하고 싶은 게 있어야 열심히 하고 공부를 할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그런 역경을 뚫고 조직에 합당하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잘 해내는 게 S급 인재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과정에서 점점 에너지를 잃어갔다. 그래서 회사 근속 연수와 의욕은 반비례했다. 그러다 보니 퇴근 후 일상에도 의욕이 없어졌다. 집에 오면 바로 지쳐 쓰러져 몇 시간을 그저 누워 있었을 뿐이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퇴근 이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고 있다. 각종 학원에 다니고 있다. 드럼, 글쓰기, 영어 과외, 운동 등을 하고 있고 일주일에 하나씩 글을 쓰는 모임에도 2년째 나가고 있다. 2년 동안 100개 이상의 글을 쓴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나는 '허쓸(hustle)'한다고 말한다. 이는 힙합에서 매우 흔한 개념이다. 이 개념에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래퍼들의 성공 시크릿, '허쓸(hustle)'


'허쓸(hustle)'을 직역하면 '분투'다. 돈을 벌기 위해서 뭐든 열심히 하는 것이 힙합에서 '허쓸'이다. 이는 흑인 빈민가를 뜻하는 게토(ghetto)에서 나왔다. 흑인들은 가난과 위험을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열심히 하는 모든 것들을 허쓸이라고 표현했다. 그들은 주로 힙합 음악을 생산해 내거나 농구를 열심히 한다. 랩 스타나 NBA 스타가 되어 게토를 탈출하는 것이 허쓸의 해피엔딩이다.


좋은 뜻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약을 열심히 파는 것도 허쓸이다. 목적이 너무 간절하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이다. 그만큼 성공이라는 목적에 대한 열망이 크다. 그들이 절박한 상황인 탓일 테다. 허쓸은 간절함을 기본으로 하고 적극성과 열정, 역동성을 수반한다. 이런 작동 원리가 생산성 향상과 직결된다. 여기서 나오는 좋은 영향만 챙기면 된다.


의욕이 없어진 내가 허쓸에 감화된 것이 신기하다. 왜 나는 '허쓸'에 움직이게 됐을까. 내가 생각하는 허쓸의 매력은 목적성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래퍼들은 괜히 열심히 하지 않는다. 성공해서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와 야망을 품고 열심히 한다. 허쓸은 행동을 할 때마다 목적을 연상하게 한다. 목적을 달성한 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현실적이다. 게토를 탈출해 안전하고 싶은 마음, 돈을 벌어 가족을 먹여 살리고 싶은 절박함이다. 허쓸은 현실 밀착형이다.


허쓸이라는 개념 덕에 내 목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다. 솔직하게 돈을 벌고 싶었다. 돈을 이렇게 입밖에 노골적으로 올릴 수 있게된 것 또한 힙합 덕분이다. 자아실현은 언젠가부터 이상적인 이야기가 됐다. 이상이 어렵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사회에 나온 순간 이제 죽을 때까지 돈을 벌어야 함을 깨달았다. 돈이 현실적이면서도 절박한 목표가 된 것이다. 그리고 돈은 많이 벌면 더 행복할 것 같았다. 돈 벌기 위해 할 일을 찾아야 했다. 그러면 어떤 일을 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또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 그 답 역시 허쓸에서 찾았다.


허쓸에는 연속적이고 양적인 뉘앙스가 포함된다. 계속 또 계속 생산해내는 개념이다. 쉽게 말하면 ‘양치기’를 내포한다. 음악을 많이 내다보면 하나가 얻어걸려 대박이 날 수 있다. 또 워낙 다양하고 많은 작업물이 있으니 누군가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다. 언젠가 알아주는 이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작업량이 많은 래퍼를 힙합에서는 ‘허슬러(Hustler)’라고 부른다. 그리고 힙합에서는 ‘허슬러'들을 리스펙트하는 문화가 있다. ‘허쓸’은 부지런함의 다른 이름이다.


그런데 계속 작업을 하려면 즐거워야 한다. 억지로 하면 오래 하지 못한다. 그래서 허쓸의 중심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사실이 있다. 보통 래퍼들은 힙합에 매력을 느껴 힙합 음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레 흥미가 충족된다. 어떻게 보면 허쓸의 시작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일지 모른다. 그래서 나 또한 좋아하는 일이 뭔지, 평생동안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고민해야 했다. 그것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회사 안팎에서 할수 있는 일을 즐겁게 찾고 있는 중이다.


결국 허쓸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열심히 해 성공해서 부와 명예를 얻는 것’이다. 허쓸해서 성공한 래퍼를 힙합 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해외에도 많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힙합 레이블 ‘일리네어’가 대표적이다. ‘일리네어’ 의 멤버 도끼는 어렸을 때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 정도로 가난했다. 그의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다. 이런 도끼가 Swag, 부자 래퍼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다. MBC <나혼자산다>에 나온 그가 펜트하우스에 살며 롤렉스 시계를 손목에 찰 수 있었던 것은 힙합 덕분이다. 가난했던 도끼는 힙합 음악을 열심히 만들었고 그 음악은 대중이 사랑했다. 그는 음악만으로 마침내 그토록 원하던 부자가 될 수 있었다.


‘허쓸’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느낌도 매력적이다. 열심히 하는 것을 흔히 성실하다고 표현한다. 성실이라는 단어는 매력 없게 다가온다. 묵묵히, 꾸준하게 하는 것은 좋지만 왠지 거부감이 느껴진다. 지나치게 모범생적 느낌이다. 정적이고 지루하다. 그런데 '허쓸'이라는 단어에는 에너지가 느껴지고 동적으로 느껴진다. 단어를 쓸 때마다 텐션이 올라가는 느낌이다. 성실히 열심히 지루하게 하는 것보다 에너지 넘치고 역동적으로 열심히 하는 것이 내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허쓸'이라는 단어를 쓰며 무언가를 할 에너지를 얻는다.


많은 회사에서 밀레니얼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생산성 때문일 것이다. 밀레니얼의 '수동적', '무기력', '무책임' 은 낮은 생산성과 연결된다. 이런 생산성에 대한 우려를 ‘허쓸’로 격파할 수 있지 않을까. 허쓸해야 성공한다는 생산성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면 열심히 할 것이다. 역동적 에너지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조직에서는 확실한 목표와 긍정적 방향의 청사진,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 열심히 하면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명확한 보상을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인정이든 금전적이든 성취감이든 상관없다. 밀레니얼을 ‘허슬러’로 키우는 조직이 Money Swag을 할 것이라 믿는다. 허슬러를 키우기 위한 조직의 허쓸이 필요하다.




hustle hustle real hard

hustle real hard

hustle hustle real hard

need a house need a car need a life

i mma do it my family

my people and my fans i'mma

hustle real hard


- 도끼 (Dok2) <Hustle Real Hard (Feat. Soulja Boy)>


진짜 바닥에서 위

I made it out the gutter

여전히 더 올라가기 위해

매일 난 또 걸어

뻔한 swaggin 가끔 철없게

좀 뵐지라도 어련

일을 해낸 건 참 부정 못 할 얘기

다들 꺼려하는

도전 야망이 도져

(중략)

내 성공 내 돈 모두

내 가사들이 낳았지

(중략)

스물하나에는 1억

스물둘엔 거의 2억

그래 스물셋엔 오억 찍고

다섯에는 10억

이젠 여섯이니 더

Oh yeah I got bigger man


- 도끼 (Dok2) <111%>



* 퇴사하고 카카오 이모티콘을 만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매와 많은 사용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 이모티콘 구경하러 가기

https://e.kakao.com/t/cafe-moment?t_ch=share_link_web





keyword
이전 01화힙합적 자기계발서가 필요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