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메이드와 생산성
직장인들의 대화 주제는 한정적이다. 몇 가지로 압축된다. 주식, 부동산, 결혼, 육아 등이 있지만 그중 요즘 내가 흥미를 느끼는 것은 유튜브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준비 중이거나 준비한 경험이 있다. 생각이라도 해본다. 본인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을 유튜브로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유튜브를 한다고, 하자고 하는데 그게 전혀 빈말은 아닌 것 같다. 이러다가 모두가 유튜버가 되는 세상이 오는 게 아닐까. 재미있는 상상을 해본다.
유튜버가 되네 마네 하는 대화가 계속될 때 나는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는 유튜버 숫자를 떠올렸다. '회사에서 고통받는 직장인들이 유튜브를 먹여 살리는 것이 아닌가?' 엉뚱하면서도 일리 있는 상상이라고 스스로 생각해본다. 회사에서 받는 고통의 크기만큼 유튜브의 규모가 커진다고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니 재미있으면서도 서글퍼졌다.
한편으로는 신기했다. 유튜브를 할 에너지가 남아있다는 점, 그리고 그런 에너지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그랬다. 보통은 퇴근 후에 녹초가 되어 쉬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내 또 다른 프로젝트를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에너지를 회사 업무에 더 쓴다면 어떨까. 이번엔 사측의 입장에 빙의해서 생각해 봤다.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모두를 유튜버나 잠재적 유튜버로 만드는 유튜브의 매력은 ‘돈’이 된다는 점이다. 힙합에서도 마찬가지다. 래퍼들이 허쓸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힙합에는 ‘Selfmade’라는 개념과 ‘Came from the bottom’ 혹은 ‘Bottom to the top’이라는 코드가 있다. 이러한 단어는 노래 제목이나 노래 가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코드의 공통점은 청사진이 명확하다는 점이다. ‘Selfmade’는 ‘자수성가’를 뜻하며 ‘Came from the bottom’ 혹은 ‘Bottom to the top’은 밑바닥인 최하위 계층(게토)에서 부자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돈을 많이 번다는 뜻이다. 심플하면서도 확실한 목표다. 이 목표를 중심으로 래퍼들은 허쓸한다. 본인이 열심히 한만큼 돈을 기대한다. 래퍼들이 돈 자랑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본인이 스스로 이루어 낸 것이며, 그 시작이 사회의 최하점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긴다.
명확한 청사진이 래퍼들을 역동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에너지로 계속 일을 한다. 돈을 벌면 더동기부여가 된다. 그러면 래퍼들은 더더욱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 매우 생산적인 시스템이다. 이 기저에는 명확한 청사진, 그것을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과 시스템이 있다.
회사에서는 잠재적 유튜버의 잠재적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직원들에게 제시할 청사진이 명확하지 않다면 차라리 직원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오라고 하면 좋겠다. 물론 몇몇 회사에서는 이미 시도 중이다. ‘사내 벤처’라는 이름으로 아이디어를 수익과 에너지로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삼성, SK 등 초대기업에서만 시행 가능한 현실이다. 평범한 직장에서 여전히 요원한 일이다. 직원들의 에너지를 유튜브에 뺏길 것인가 회사에 써먹을 것인가. 그것은 회사에 달렸다.
* 퇴사하고 카카오 이모티콘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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