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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ing myself Apr 05. 2024

쇼핑 금욕 후 얻는 깨달음 2

선물을 참는 건 어려워!



쇼핑 금욕 10일 차.

지난번 글을 작성한 후, 두 번의 실패? 가 더 있었다.

첫 번째, 멀리 떨어져 사는 지인이 위염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에게 괜찮냐는 말과 걱정은 전했지만 식사라도 잘했으면 하는 마음과 말 이상의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에 카카오톡으로 본죽 상품권을 보냈다. 상대는 기쁘게 받아주며 고마워하였다.


네이버캘린더 ‘습관’기능을 활용하여 체크하고 있다.


  그리고 고향집에 아버지가 요즘 일이 잘 안 풀려 꿀꿀해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울 아버지는 앉은자리에서 도넛 한 박스를 다 드시는 분인데, 위암 수술을 하신 뒤 빵을 드시면 속이 더부룩하다 하셔 못 드시고 계셨다. 힘들어하는 아버지에게 내가 스트레스받을 때 맛난 빵 먹으며 푸는 것처럼 아버지에게도 그런 기쁨을 드리고 싶었다. 울 동네에 유기농 밀가루와 찐 감자로 빵을 만드는 빵집이 있어 위로의 의미로 아빠가 좋아하는 빵이지만 속도 편할 빵을 택배로 주문해 보냈다. 아버지는 ‘뭘 그런 걸‘하면서도 언제 오는지 궁금해하셨다(아버지가 좋아하시길!).




  실패는 아쉽지만 나란 사람에 대해 참 명확해진다. 내가 가족, 지인과 같이 나와 가까운 이에게는 뭐든 해주고 싶은 사람이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좋게 느껴지는 기분 좋은 소비다.





   매주 2회 운동을 가는데 귀갓길엔 다이소가 있다.

다이소 지나가면서는 괜히 ‘사무실에 둘 캔디 살까? 사무실 공간 꾸밀 거 좀 살까?’하며 다이소로 발걸음이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그 마음을 꾹 눌러 지나갈 수 있었다. 가게를 지나가고 얼마 안 되어 그 마음이 싹 사라지는 거 보니 정말 충동이었나 보다 하고 놀란다.


  인스타에 45% 할인한다는 주얼리 광고는 혹할 뻔했다. 솔직히 너무 예쁘잖아! 하고 내면의 함성을 지르며 살 뻔도 했는데 으레 그렇듯 할인은 또 할 거다! 매번 마지막이라지만 또 한다는 생각하며 스스로 달래서 쇼핑의 유혹을 넘길 수 있었다.


  자체제작 의류를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는 이번에 세일 상품을 한정기간만 풀어준다고 했다. 이건 좀 살까?하는 마음에 솔깃했으나 하루 이틀 더 고민해 보자, 그래도 참자 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며칠 흘려보냈다. 다시 사이트를 들어가 둘러봤을 땐, ‘한정된, 특별’ 등의 말에 마음이 조급해졌던 것이지 옷들이 다 내 마음에 들지도 않는 것들이었다. 마음에도 들지 않는 옷을 세일이라는 이유로 살 뻔했다는 걸 깨닫고는 정말 깜짝 놀랐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꼭 주고 싶은 걸 구매해 선물하는 소비행동은 나도 즐겁고 상대도 반긴다. 이외에 대체로 소비하고 싶을 때라는 건 꼭 필요하기보다 한 순간 느끼는 허기에 가깝다. 가짜 허기 같은 거라 그 순간만 넘기면 그게 금세 가짜였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러곤 무분별하게 쇼핑하지 않은 내가 대견스러워진다.




아~쇼핑하지 않으면 불안했는데 쇼핑을 안 해서 좋다. 순간의 충동들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참을 수 있는 나라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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