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가 아닌 금욕이어야 한다!
한층 날이 따뜻해지며 옷장을 정리하다 입을 옷이 별로 없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운 정 고운 정든 한 지인과 사정상 멀어지게 되었다. 헛헛한 마음의 틈 사이를 채워 넣고 싶어 물건이든 뭐든 쟁이고 싶었다.
필라테스를 다니는 데 운동복이 필요했다. 운동복이 없지는 않았지만 필라테스 운동복은 역시 코디인데 색상이 다양하게 없어 매번 비슷한 코디에 지루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쇼핑 금욕기간에 이런 소비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양심에 찔리기 때문이다.
환경에도 관심이 많은 나는 옷 역시 중고를 자주 사 입는다. 내가 이용하는 어플 중 <차란>이라는 어플은
헌 옷을 수거하고 판매하는 어플로 헌 옷을 판매하여 얻은 수익금을 ‘크레딧‘이라는 가상머니로 돌려받을 수 있다(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음). 차란에 등록된 헌 옷을 구매할 수도 있다.
그간 모아둔 크레딧으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구매했으니 쇼핑은 아니고 교환이라 해두자!(웃음)
4/8(월), 오늘은 그간 사려고 했으나 미루던 벨트를 구매했다. 가지고 있는 대부분 바지가 허리가 커져 줄줄 흘러내리는 바지 사정을 더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벨트를 세일하고 있어 이 소비는 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한 소비라 애틋하고 배송 전인데도 정이 간다. 소중히 잘 사용하자!
사람 마음이 간사히다 느낀 건 벨트 산 걸 생필품이라는 명목에 넣어 쇼핑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쇼핑 금지가 아니라 내 무분별한 쇼핑 욕구를 줄이는 것이고 부족하지만 솔직하게 내가 하는 실패와 성공을 기록하고 싶은 게 아니었나? 그래도 브런치라는 익명의 공간에 누군가 내 글을 보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내가 성공?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아차려 본다. 그래도 속이지 말고 내 부족한 모습도 마주해 본다. 그럼에도 나 참 잘하고 있다고.
쇼핑 금욕이라고 부르길 잘했다고 생각한 한 주다.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건 도움이 된다.
완전한 금지라고 하면 쇼핑을 줄여 보고자 시작했던 이 여정이 실패가 되었다 생각할 것 같다.
역시 인생에 ‘절대적’인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