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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ing myself Apr 15. 2024

쇼핑금욕 후 얻는 깨달음 5

잔잔한 호수와 같이.


  목표했던 금욕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있다.

앞전에 동요가 있던 때와 비해 최근에는 쇼핑에 대한 충동적인 욕망이 거의 없다.

쇼핑하고 싶은 순간을 넘기는 것에 익숙해지니 잠깐씩 사고 싶은 욕망이 올라와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으로 더욱 욕구를 잘 잠재울 수 있다.


 


참아 본 경험을 통해 현재 올라오는 쇼핑 욕구가 지나갈 것이란 걸 미리 알기 때문에 이 충동적인 마음을 무사히 지나갈 수 있다.






  


  시작할 때는 전혀 안 될 챌린지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최근의 난 정말 매일같이 쇼핑을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직도 공구로 주문한 옷 중 배송이 안 온 옷들이 간간이 택배로 온다. 쇼핑을 하지 않는 기간이라 택배만 와도 설레지만 막상 뜯어보면 꼭 필요하지 않았겠다 생각하는 것이 많다. 반면 잘 샀다 한 물건도 있다. 스팀 청소기가 그것인데 묵은 때를 쑥 뺏길 때 내 마음에서 답답함도 씻겨 나가는 것 같다.



스팀청소기로 청소한 내 주방. 묵은 찌든 때가 닦여 나가는 걸 보니 시원함 마음이 든다.


  요즘은 집을 점차점차 비우고 있다.

전에는 ‘나중에 써야지’, ‘추억이니까’하며 모은 물건들이 공간 안에 참 많다는 걸 알았다.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나중에, 혹은 지나간 일을 대비하고 붙잡느라 모아둔 물건이 내 삶에 정말 만족감을 주나?



아니, 전혀 그렇지 않아.



  그제야 집안 곳곳에 현재 내 삶에 사용되지 않는 물건을 미련 없이 버릴 수 있게 해 줬다. 비우고 나니 빈 공간만큼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남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번 한 달 개인적 사정으로 지출이 많아 평소 같으면 진작 거덜 날만한 가용금액이 여전히 통장에 남아 있는 것이 신기하고 돈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통장이 비지 않게 지켜줘서 고맙다는 마음이 들며 전에는 소액이라며 등한시하고 무시했던 금액도 크게 느껴진다.



    문득 이 챌린지가 내 욕심을 비우는 과정이라 생각이 든다. 신기하게 물건을 사지 않으니 기존에 갖고 있던 물건을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으로 분류할 수 있고 일부는 버릴 수도 있었다. 간소해진 삶이 마음에 여유마저 선사한다. 지금 이대로 충분히 만족하고 더할 것도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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