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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 May 05. 2022

시급 2300원 디지털 노동자

저도 디지털 노마드가 꿈인데요


복직 후 디지털노마드를 꿈꾸게 되었다. 나에게 가장 적합한 채널이 “블로그” 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한지 대략 8개월. 기대와는 달리 아직 나는 디지털 노마드가 아닌 디지털 노동자다.


내가 직장을 다니며 부업을 꿈꾼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1개의 직업으론 앞으로  미래는 불투명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N 열풍의 유행에 따른 것도 있기도 했고.




첫 도전은 공인중개사시험. 2년간 대충 준비한 시험이 합격할리는 없었다. 고등학교시절 수학의 정석 1챕터 집합만 열심히 하던 그때랑 똑같았다. 학창시절 내 성적표에서 못보던 20점이란 숫자를 맞이하자 바로 포기해버렸다.


두번째는 네이버 스토어팜 쇼핑몰. 우연찮게 주변에 스토어팜으로 월 150만원 순수익 번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개설을 했다.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떼올 야심찬 계획과 함께 상품을 골랐고 중국상인과 최소주문수량 협의를 했다. 적어도 100만원을 투자해야 됬다. 그 당시 나는 100만원짜리 가방은 샀어도 사업에 100만원 투자할 깜냥은 안되는 소심이었다.


세 번째는 육아휴직 중 인스타마켓을 알게되어 팔로워를 1,000명 정도 만들고 야심차게 공구를 시작했다. 품앗이로 만든 팔로워로 2만원짜리 육아템은 아무도 사지 않았다.


 번의 부업 도전은 모두 실패했다. “돈은 잃은게 없잖아” 라는 안일한 위로를 했다. 삼삼한 위로속에 내가 날려버린 “시간” 이런 가장 큰 자산이 소중한 줄 몰랐다. 회사라는 믿을 구석이 있었고 언제까지나 나는 20대처럼 시간과 에너지를 내마음대로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결혼과 육아로 달라진 삶은 “내 시간은 유한하다” 라는 생각을 강하게 만들었다. 어찌저찌 찾게 된 것은 그전에도 끄적이던 블로그라는 채널이었다. 수익형블로그, 자동수익, 자면서도 돈버는 글 이라는 세계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8개월 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2개의 블로그에서 대략 월 10~15만원 정도의 광고수익과 체험단, 기자단 등의 몇 만원 수입이 더 있다. 이전의 부업에 비하면 꽤나 생산성이 있는 활동이다.


사실 이렇게 되기까지 강의, 전자책 등으로 100만원 정도는 쓴 것 같다. 하루에 1~2시간 씩 글을 쓰며  대략 300시간 정도는 들인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수입은 미미하다. 이제까지 블로그로 순수하게 벌린 현금이 70만원 정도였다. 시급으로 따지면 대략 2300원. 내 직장 수입의 1/50 정도다.




유튜브와 블로그를 보면 월 2~300은 너끈히 버는 디지털노마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던데.. 난 아직 시급 2300원의 디지털 노동자다.


사과모양 달린 노트북을 들고 해변가 숙소에 앉아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하는 멋진 모습을 꿈꿨다. 지금의 현실은 8년 전에 산 노트북으로 전원 선에 연결되어있는 틀림없는 노동자다. 단지 남이 시킨 일이 아닌 내가 스스로 하는 일이고, 나름 재미가 있는 부분도 있다는 것이 그나마 큰 위로가 된다.


누군가가 블로그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시작한다면, 말리고 싶다. 시작하는 건 좋지만, 결과가 바로 나오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나였는데, 돈되는 글을 쓰는게 꽤나 힘이 든다. 이래나 저래나 쉽게 버는 돈은 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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