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해도 좋아요
세상에 나온 지 40개월 된 아이에게 자주 이야기해준 말이 있다. “세상에서 너를 제일 사랑해, 너로 인해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부터 자주 해주던 말이고, 내 스스로도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드는 날이거나 기분이 좋은 날엔 얘기하곤 했던 말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아이가 답을 했다:
“그래?”
설 연휴 서로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질수록 화를 내는 순간도 많이지기 마련이다. 아이의 마음이 뾰루퉁해지곤 할때, 나의 마음이 폭발하곤 할때, 사랑한다는 우리의 마음이 어긋날 때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우리 아이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오늘의 화가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는 핑계도 한 스푼 담아 사랑한다는 말을 건넨다. 그렇게 건넨 말에 아이는 “그래?” 라는 안심하는 말투와 함께 곧이어 편안한 숨소리로 쌕쌕 잠이 든다.
이제까지 내가 했던 “너를 사랑해” 라는 말이 나에게서 끝나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사실 아이는 그 말을 너무나도 귀담아 듣고 있었고, 오늘처럼 투닥거리는 날엔 “사랑한다” 라는 말의 자장가가 될 수 있는 것이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남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