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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지 Nov 25. 2023

나는 어떤 향기가 나는 사람일까?

워킹맘의 아침은 바쁘다.


혼자만의 시간을 마치고, 간단하게 아침 준비를 한다.

아이를 깨우며 시작되는 출근 준비와 등원 준비.

마음은 바쁘지만 마음이 바쁘다고 해서 도움이 되는 건 거의 없다.

몸이 바빠야 한다.


옷을 갈아 입고, 화장을 한 후 집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내가 하는 일은 향수를 뿌리는 일이다.

산뜻한 느낌의 옷을 입은 날에는 은은한한 꽃향기가 나는 향수를,

찐득한 색의 옷을 입은 날에는 진한 화이트머스크 향수를,

에너지가 필요한 날에는 달달한 향수를 뿌린다.


옷과 화장, 향수의 궁합이 잘 맞는다고 느끼면 아침부터 기분이 더 좋다.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내가 어떤 향기를 내는 사람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상대의 눈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상대의 눈과 귀, 그리고 코의 3박자가 나를 어떻게 느끼게 될지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인식하고 있어서다.

사람을 볼 때 그냥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말을 하는지, 표정은 어떤지, 제스쳐는 어떤지, 풍기는 분위기는 어떤지

점점 더 종합적으로 느낀다.


이 복잡 미묘한 것이 바로 그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다.




나에게서는 과거의 아픔도 느껴질 것이고,

현재의 행복,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느껴질 것이다.


내 글에도 벨지만의 향기가 있겠지?

선택하는 단어나 글투, 분위기와 같은 것들이 내뿜는.


계속 같은 냄새를 맡고 있으면, 그 냄새가 무엇인지 느끼지 못한다.

자신이 풍기고 있는 향기가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맡기 어려운 이유도 이런게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향기라고 해야하나.

무언가를 찾기 위해 삶의 시간을 전부 써버리잖아.


그런데 그 향기를 결국 찾지 못하는 것 같아.

그 향기는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 나고 있는데 그걸 몰라.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모르고

다른 곳에서 찾으려고 해.


타인에게서 찾으려고 하기도 하고

때로는 과거나 미래에서 찾으려고 하거든.


현재의 자기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잖아.


김 부장 이야기



마흔 정도가 되니 비로소 나에게서 나는 향기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내 가치를, 내 향기를 잘 안다는 생각은 아직 안 들지만 좋은 향이 나는 사람이고 싶다.


매일 뿌리는 향수는 이런 나의 욕망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



No limits, Boldly go.

글쓰는 투자자 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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