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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브라운 Mar 30. 2017

내가 알던 그분이 아니다 - 직장 상사

입사 전 내용과 달라질 수 있는 조건 (2)

[사진 출처: 미드 'The Office']





Question


5년 전에 제가 모시던 이사님을 따라 같은 회사로 이직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예전에 제가 알던 분이랑 완전히 다른 분이 되었더라고요. 그렇게 재밌고 젠틀하던 분이 어떻게 이렇게 권위적이고 신경질적인 분이 되었는지... 어떻게 하죠?





Answer


이런 경우 정말 당황스럽죠. 저도 비슷한 일을 겪어봐서 그 심정 잘 압니다.


흔히들 이직할 때 '내 직속 상사는 누구인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죠. 상사가 누구냐에 따라 팀 분위기, 근무 시간, 업무 방식, 보고서 양식 등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퇴사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직장 상사와 잘 맞지 않아서'이기도 하죠.


따라서 많은 분들이 입사하기 전에 직장 상사에 대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파악을 하고, 심지어 어떤 분들은 '상사따라 강남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입사해 보니까 '내가 알던 그분이 아닌 경우'가 있죠. 저 또한 그랬고요. 그래서 마음고생 참 많이 했습니다.


그럼 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직장 상사가 실제로 바뀌는 경우


먼저 사내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부서와 직장 상사가 실제로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례 제시


노부장의 경우가 딱 이 경우에 해당됩니다. 노부장은 L그룹 H전무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H전무 조직 산하 본부장으로 가게 되어 있었는데 입사해보니 H전무 조직이 아닌 J상무 산하 조직으로 부서가 바뀌었습니다. H전무 파워가 너무 커질까 봐 라이벌 라인에서 견제가 들어와서 그렇게 된 것이었습니다. 부서가 바뀌니 직장 상사 역시 H전무에서 J상무로 바뀌었고요.


이처럼 직장 상사가 원래 예상했던 분과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은 그대로인데 그분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죠. 지금부터는 그러한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2. 동료일 때와 상사일 때에 업무 스타일이 달라지는 경우


동료로서 일할 때에는 둘도 없이 좋던 선배가 상사가 되는 순간 돌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험담


제가 매우 좋아하던 선배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같은 회사 옆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저를 잘 챙겨주시고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하던 분이었죠. 사적으로 깊은 얘기도 서로 나눴고 회사에 대한 불만도 함께 토로하였고요.


그러던 어느 날 선배님께서 다른 회사로 가신다면서 저보고 자기 팀에서 같이 일하자고 하시더군요. 마침 제가 관심이 많았던 산업이었고, 대표님도 잘 아는 분이었고, 제가 맡을 직무도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선배따라 강남 갔죠.


그런데 웬걸. 동료일 때에는 그렇게 인자하던 선배님이 직속 상사가 되니까 저를 대하는 게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저를 동등한 직장 동료로서 대했던 거였고 이때부터는 부하직원으로 대하기 시작한 거죠.


그런 사람 있잖아요. 동료한테는 잘하지만 부하직원들은 막 대하는 사람. 소개팅한 여자분께는 잘하지만 음식점 종업원분들께는 반말하는 사람처럼요. 이분이 딱 그런 타입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반갑게 맞으셨던 분이 이제는 사무실을 노크하고 들어가도 "약속을 잡지 않고 막 찾아오면 어떡하냐"며 성질을 내고. 매사가 그런 식이었습니다.


이 선배님이랑은 정말 안 좋은 관계로 끝났고 이후 서로 연락을 끊었습니다. 아마 서로에 대해 서로가 배신감을 느꼈겠죠. 저는 '선배님, 어떻게 그렇게 돌변할 수가 있죠?'라고 하겠고. 선배님은 '동료일 때랑 부하직원일 때랑 어떻게 같니?'라고 하시겠고.


'80년대 꽃미남 청춘스타였던 제임스 스페이더가 이렇게 변할 줄이야...[사진 출처 미드 'The Office']



3. 직장이 바뀌면서 상사의 장단점이 뒤바뀌는 경우


회사가 바뀌면서 이전의 장점이 단점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례 제시


오차장은 J그룹 인터뷰를 하면서 직속 상사가 될 원팀장에 대해서 나름 뒷조사를 많이 했습니다. 원팀장은 컨설팅사 출신이었고 '매우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부하 직원들을 존중한다'는 좋은 평을 듣고 있어서 오차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J그룹 원팀장 팀으로 이직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J그룹에 들어가 보니 여기서의 원팀장은 평판이 완전 달랐습니다. '임원으로서의 촉이 떨어지며 보스로서의 리더십이 약하다'는 안 좋은 평이 지배적이었죠. 그리고 원팀장은 실제로 그런 성향이 강해서 팀원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원팀장은 업무 스타일이 예전과 달라진 게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예전 스타일을 그대로 고수했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컨설팅사에서의 장점이 보수적인 J그룹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한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예전 회사에서 평판이 좋던 사람도 기업문화가 다른 회사에 가서는 나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4. '내 코가 석자'이다 보니 부하 직원을 버리는 경우


자기가 급하다 보니 부하 직원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상사도 있습니다.


사례 제시


강부장은 함께 컨설팅사에서 일하던 최상무를 따라 금융사로 이직했습니다. 사실 강부장은 옮길 생각이 별로 없었으나 같이 일하던 최상무가 "함께 가자"며 간곡히 부탁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강부장과 최상무가 환상의 콤비를 이뤘죠. 컨설팅사에서 함께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하나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갔죠. 하지만 아무래도 둘 다 경력직이다 보니 타부서의 협조를 얻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 측면에서는 강부장도 최상무도 서로에게 별로 도움이 못됐죠.


그러자 최상무는 점점 강부장 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강부장이 경력직이 아니라 빠꾸미라면 이러한 어려움에 처하지 않아도 될 텐데..."하면서요. 그러면서 둘 사이는 조금씩 벌어졌죠.


시간이 흘러 최상무가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사내 협조를 얻는 데에 실패하여 매우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최상무는 강부장을 다른 부서로 보내고 그 대신 빠꾸미 부장을 새로 받을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사장님의 반대로 무산되죠.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핵심 인재를 다른 부서로 보내면 어떡하느냐"며 반대하신 겁니다.


최상무는 급기야 강부장을 따로 불러 퇴사를 종용합니다. "사장님께는 강부장이 원해서 퇴사한 것처럼 해달라"라고 부탁하고요. 결국 강부장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퇴사를 당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지만 어쩔 수 없죠. 최상무 입장에서는 자기가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한 거고.


이처럼 자기 목에 칼이 들어오면 죽마고우처럼 아끼던 후배마저도 바로 내치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자기가 직접 뽑은 부장을 입사한 지 6개월도 안돼서 구조조정 대상자 명단에 직접 올린 상무님도 있고요. 이분은 "내가 오죽 급했으면 그랬겠냐"라고 항변하겠지만 당한 부장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그지없죠.


자기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는 부하 직원 등에 칼을 꽂는 상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미드 'The Office']


이처럼 직장 상사가 입사 전 예상과 달라지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사실 대비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이직할 때에는 가급적 직장 상사는 크게 고려하지 마십시오.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집니다. 


이직할 때에는 직장 상사를 고려하되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게 좋다


이직에 따르는 리스크라고 생각하고,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죄송합니다. 해결책을 제시해 드리지 못해서. 이 경우에는 '51% 정답'마저 드리지를 못하네요.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Key Takeaways


1. 직장 상사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입사해 보니까 '내가 알던 그분이 아닌 경우'가 있다.

2. 동료일 때와 상사일 때에 업무 스타일이 달라지거나, 직장이 바뀌면서 상사의 장단점이 뒤바뀌거나, 자기가 급하다 보니 부하 직원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3. 이직에 따르는 리스크라고 생각하고 그냥 감수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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