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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브라운 Feb 02. 2017

경력직을 쓰고 버리는 '나쁜 회사' 판별법

이런 회사는 주의하자 (1)

[사진 출처: JTBC 드라마 '송곳']





Question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대기업 과장입니다. 현재 인터뷰 진행 중인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경력직을 몇 년 쓰고 버린다는 소문이 있어서요. 이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Answer


매우 좋은 질문입니다. 경력직을 뽑아서 몇 년 활용하다가 토사구팽 시키는 소위 '나쁜 회사'는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제 지인 중에도 이러한 회사에 입사했다가 된통 당한 뒤 커리어가 망가지신 분들도 여럿 계시고요. 문제는 이러한 회사를 어떻게 판별하느냐는 거죠.


많은 경우 기업문화는 그 회사를 실제로 다녀보기 전에는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정말 큰 일 아닌가요? 입사한 회사가 나쁜 회사란 사실을 파악했을 때에는 이미 늦었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나쁜 회사의 경우 입사하기 전에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나쁜 회사에서 쓰디쓴 맛을 본 제 지인들의 경험을 정리한 '경력직을 쓰고 버리는 나쁜 회사 판별법'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회사의 장점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중견기업 중에는 '우리 회사가 대한민국 최고의 회사다', '가장 훌륭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S전자나 H자동차보다도 국가 경제에 더 많은 기여를 한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 회사 구성원 중에서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꽤 많다는 것입니다. 저도 이런 기업의 직원들을 만난 적이 여러 번 있고요.


처음에는 '직원들이 애사심을 이토록 많이 갖고 있다니 정말 대단한데'라고 좋게 생각했었으나 얼마 안 돼 깨닫게 되었죠. '이 회사는 정말 폐쇄적 기업문화를 갖고 있구나.'


자신이 실제로 최고가 아닌데 최고라는 착각 속에 빠져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다른 기업들과 교류가 적고, 그렇기 때문에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그러다 보니 기업문화의 폐쇄성이 더욱 강해지게 됩니다.  


이러한 기업은 자신이 최고라는 확신이 너무나 강한 나머지 경력직을 신뢰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시하는 경향마저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경력직의 평가 척도는 '우리 기업문화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는가'입니다. 따라서 경력직에게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보다는 기업문화에 무조건 맞춰서 적응할 것을 강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력직이라면 이러한 회사에서 오래 못 버티고 대부분 학을 떼고 그만둡니다.


경력직의 평가 척도는 '우리 기업문화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는가'


결론,

회사의 장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회사는 매우 폐쇄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어서 경력직을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    



2.  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한다


입사 계약서에 "퇴사 후 1년간 경쟁사에 입사할 수 없다"거나 "본인이 원해서 퇴사할 경우에는 최근 1년 간 해외 출장비를 모두 토해낸다"는 등의 내용을 명시한 회사도 있습니다. 이처럼 노동권을 침해하는 위법스러운 내용의 계약서를 강요하는 회사들이 꽤 있는데 이런 회사들은 "난 널 버릴 수 있지만 넌 날 못 버려. 그리고 넌 내가 버리면 딴 데 못가"라는 것을 미리 통지한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결론,

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회사는 경력직을 혹사시키다가 버리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3. 퇴사자를 '디스'한다


퇴사자에 대해서 "그 사람은 일도 잘하고 좋은 사람인데 기업문화랑 잘 맞지 않아 아쉽게 퇴사했어"라고 얘기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반면, "그 사람은 적응력이 시원치 않아서 퇴사했어"라든가 심지어 "그 사람은 돈을 쫓아 다른 회사로 떠났어"라는 등 '퇴사자들은 다 못났다'는 식으로 퇴사자 전부를 폄하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결론,

퇴사자를 디스하는 회사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지나친 자기도취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4. 경력직 중 성공사례가 없다


제가 아는 모 회사는 경력직으로 들어간 임원들은 거의 대부분 2년 만에 퇴사를 당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2년 후에 제 계약을 할 때 연봉을 엄청나게 깎습니다. 그냥 그것이 관례화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경력직은 대부분 스스로 알아서 퇴사를 하죠.


또한 이 회사는 일반 직원 중에서 승진을 한 케이스가 거의 없습니다. 이 회사에 인수당한 피인수 기업 출신 직원들은 대부분 10년째 직급이 동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40대 중반 대리가 수두룩합니다.


결론,

경력직을 제대로 대우해 주는 지를 알려면 경력직 중 성공사례가 있는지 확인해라. 없으면 100% 나쁜 회사다.



5. 임원 및 간부의 스펙이나 능력이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진다


입사하려는 회사의 임원 및 간부의 스펙이나 능력이 비슷한 규모의 타회사에 비해 많이 떨어질 경우 경력직 입사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음, 이 회사는 나같이 스펙이나 능력이 좋은 사람을 우대하겠군."


천만의 말씀입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스펙이나 능력이 안 좋은 분들은 밀려나면 갈 곳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 악착같이 버팁니다. 이 회사에 스펙이나 능력이 좋은 경력직이 입사할 경우, 기존 직원분들은 경력직을 은밀하게 왕따 시킵니다.


결론,

스펙이나 능력이 현저하게 처지는 분들일수록 밀려나지 않으려고 똘똘 뭉치기 때문에 경력직은 들어가는 순간 '은따' 된다.


제발 '나쁜 회사'만은 피하십시오. 아무리 돈을 많이 준대도. 아무리 직급을 높게 준대도.


또 다른 형태의 나쁜 회사를 그린 드라마 '송곳' [사진 출처: JTBC 드라마 '송곳']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Key Takeaways


1. 기업문화는 그 회사를 실제로 다녀보기 전에는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2. 하지만 정말 나쁜 회사는 '나쁜 회사 판별법'을 통해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3. 무슨 일이 있어도 나쁜 회사에는 입사하지 마라.



이 밖에도 나쁜 회사 판별법은 많을 것 같습니다. 혹시 추가하거나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지적해 주십시오. 바로 반영하겠습니다. 또한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공감하시면 다른 분들도 공감하실 수 있도록 공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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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력직을 쓰고 버리는 '나쁜 회사' 판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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