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다이어리, 바꿔야 할 때가 왔다

다이어리

by 벨리따

사람의 생각, 하나의 경험으로 배운 내용이 계속 유지되는 건 아닙니다. 또 다른 나의 경험, 타인의 경험, 책, 강의, 사유 등을 통해 수정해 나갑니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성장이라고 하겠죠. 다이어리도 이렇게 해야 합니다. 저는 앞에서 강의를 듣고 독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타인의 질문에 의해서든 스스로든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또, 강의를 하거나 책을 쓰고, 사람들과 같이 쓰는 모임도 만들어보고, SNS에 내 다이어리를 보여주라고 말했어요. 이렇게 알리고 나누라고 한 이유는 저의 다이어리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이어리를 쓰는 목적을 정하고, 쓰는 습관을 들이고,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해결해 나가고, 마침내 나에게 맞는 다이어리를 완성했다면, 변해가는 내 삶에 맞게 다이어리도 수정 보완하며 써야 해요. 뒤의 장에 나오는 일기, 필사, 독서, 책 쓰기 모두 공통으로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제가 업그레이드를 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가치관과 삶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는 방식, 추구하는 목표, 바라보는 관점은 달라지는데 쓰는 양식이 고정되어 있으면 목적 달성에 적절하지 않겠죠. 아무래도 지속하는 힘이 떨어집니다. 쓰고는 있더라도 제대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익숙하니까 시간으로 계속 적은 적이 있었어요. 처음에 적을 때만 하더라도 다음의 세 가지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었어요.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눈으로 보고, 두 시간 정도의 시간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어디에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특별한 일정이 있지 않는 이상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굳이 시간을 적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그런데도 저는 늘 써오던 대로 적었습니다. 어느 순간 만족감이 없었어요. 주위 사람들은 제가 다이어리를 적고 있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계속 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진짜 다이어리에 적어야 할 내용이 뭔지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시간으로 적은 덕분에 제 삶은 시간을 좀 더 효과적으로 보내는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그러니 또 다른 관점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이어리는 시간 기록이 아니라 목표 관리라는 것을요.


둘째, 다이어리를 개선하면 내 삶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업그레이드하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행동을 반복해서 성과를 이루어내고 그 과정에서 배우며 발전할 수 있습니다. 또, 기록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바라는 모습을 떠올리고 그와 관련된 내용으로 적으면 생각과 행동이 달라집니다. 그렇기에 성찰과 긍정적인 내용을 적으면 더 좋겠습니다.


셋째, 업그레이드는 애정입니다. 내가 마음을 더 담을수록 계속 쓰게 됩니다. 처음에 습관 들일 때는 많은 노력을 합니다. 자주 쓰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쓰는 방식을 검색하기도 합니다. 능숙해지면 습관에 의해서 쓰게 되기도 합니다. 연애하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익숙해졌을 때, 헤어지는 연인도 있고 이 시기를 극복해 계속 만나는 남녀가 있습니다. 상대를 과거와 비교하지 않고 지금 시점에서 다시 보려고 할 때, 진솔한 마음으로 소통할 때 인연이 계속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이어리도 이렇게 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쓰는 내용을 점검하고, 대충이 아니라 솔직한 감정을 담아서 좀 더 발전시켜야 꾸준하게 쓸 수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지금 내가 이걸 왜 쓰고 있지?’ '쓰기를 위한 쓰기를 하고 있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때가 업그레이드할 시기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업그레이드는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까요? 제가 경험했던 노하우를 세 가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편안함, 저도 좋아합니다. 그만큼 숙달이 됐다는 말이겠지요. 그러면 자신감도 쌓이고요. 하지만 생각과 살아가는 방식이 살면서 달라집니다. 매일 꾸준하게 적어서 어느 순간, 쓰기 전과 지금이 달라졌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럴 때 점검합니다.

적는 내용이 같이 따라와 주지 못하면 기록에 있어서 지루한 시기, 권태기가 오기 마련입니다. 적는 행위는 계속하고 있더라도 변화하는 모습이 없으니 재미가 없어지고, 결국 또 손에서 놓게 됩니다.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작성하는 일, 해보지 않았던 생각을 하는 일, 당연히 부담이 됩니다. 지금 편안해서 좋다는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만 부담감 가져야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익숙해졌을 때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겁니다. '이번에 쓰는 내용 바꾸고 나면 나 또 성장하겠네!' 즐거운 마음이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둘, 점검 시기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저는 세 가지 시점에서 검토를 해요. 다이어리가 쏟아지는 10월과 11월, 목표를 수정할 때, 다른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입니다. 다이어리를 만드는 회사에서는 1년 동안 피드백을 받았을 거고요, 이전보다 좀 더 개선해서 신제품을 출시합니다. 저는 내지 위주로 보는데요 사람들이 어느 부분에 좀 더 관심이 있는지 파악합니다. 22년도에는 시간 기록하는 다이어리가 많았습니다. 23년도에도 그 흐름이 계속 이어져 왔지만 시간 대신 글로 남기는 다이어리가 점점 더 많이 나왔습니다. 하나씩 보면서 제 삶과 맞을지, 내 다이어리에 반영을 할지 결정 내립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면, 그 비중이 커졌다면 목표부터 다시 수정해야겠죠. 그래야만 그 방향으로도 갈 수 있고 또 계속 쓸 수 있으니까요.


셋, 리뉴얼한다는 생각이면 더 좋겠습니다. 업그레이드는 일부를 개선하고 보완하는 것이라면 리뉴얼은 기존의 것을 싹 바꾸는 걸 의미합니다. 애플의 아이폰을 예로 들어 설명할게요. 매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합니다. 더 좋은 화질의 카메라와 성능이 향상된 배터리를 선보입니다. 이건 업그레이드에 해당이 됩니다. 반면 전면에 있던 홈 버튼을 없앤 것은 리뉴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목에 업그레이드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요, '내가 쓰는 다이어리에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고쳐야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생각하는 폭이 좁아지게 마련입니다. 뜯어고친다고 생각해야 개선이라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점검할 때마다 아직 나오지 않은 다이어리 양식에 대해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불렛저널을 처음 접했을 때 이렇게 빈 종이만 있는 다이어리는 처음이었거든요. 기존의 관점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덕분에 저는 시간 기록을 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많은 사람이 시간으로 적을 때였는데, 저는 숫자를 다 빼버렸습니다. 저는 여전히 시험하고 있습니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다이어리 양식지, 그러면서도 단순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요. 말씀드렸다시피 점검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 매일 깊은 고민을 해야 하는 일이 아닙니다. 손으로 그려보고, X 표 칠 때 재미있어요. 다이어리 유목민일 때 살펴볼 때와 제가 양식을 정해서 쓴다는 마음으로 유심히 볼 때는 또 다르더라고요. 이왕 점검하는 거 업그레이드 말고 리뉴얼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이어리를 단순히 쓰기만 했다면 지금까지 쓸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제가 몇 년 동안 다이어리를 꾸준하게 쓰지 못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기록의 도구로만 활용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적기만 하지 않고, 저의 생각과 감정을 다 담았을 때 또 저의 변화에 맞춰 달라졌을 때 기록이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성장을 담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습관이 잡히지 않으신 분들은 일단 쓰는 루틴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후에 적으면서 본인에게 어떤 게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찾아내고요. 새로운 양식에 적는 것만 업그레이드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양식이 인쇄된 다이어리를 쓰는 분들 중에서 30퍼센트만 활용하고 있다면, 제작자의 의도에 맞게 50퍼센트 작성하는 것도 업그레이드라 생각합니다. 다이어리의 앞부분에 사용 설명서가 적혀 있는 제품도 있어요. 꽤 복잡한 제품도 있는데요, 사용 방법을 제대로 알고 쓰는 것도 분명 나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습관이 잡힌 분들 중에서 단순히 반복한다는 느낌이 든다면 지금과 다르게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셔야 합니다. 쓰기 이전과는 달라졌을 거예요. 그러니 기록의 힘을 믿어보시고, 본인의 성장을 대견하게 여겨주시고 한 번 더 점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해서 자기 계발을 하고 그러기 위해서 다이어리를 쓸 텐데요 이왕이면, 다이어리도 여러분의 삶도 같이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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