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모방, 나중엔 자기화 – 기록의 성장법

다이어리

by 벨리따

혼자 온갖 시행착오를 다 거쳐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간 사람. 원하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정해 따라가며 자기화하는 사람. 어떤 방법을 하고 계시나요? 크게는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작게는 하나의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해봐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요즘같이 정보를 검색하면 찾을 수 있는 시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다 하겠다며 고집하는 것. 글쎄요, 완전히 새로운 분야가 아니라면 현명한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롤 모델이라고 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을 꼭 선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나보다 5년 먼저 한 사람을 따라 해도 괜찮아요. 성공이 엄청난 부를 축적하거나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유명인일 필요도 없어요. 종잣돈 오천만 원 모은 사람, 유튜브 구독자 3천 명인 사람을 우선 따라 해도 됩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위대한 사람과 성공을 이룬 그들을 찾다가, 그들의 노하우를 공부하다가 시간이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나보다 먼저 경험한 선배가, 전문가가 알려주는 방법을 따라 하다가 이후에 수정해도 상관없어요.


요리사가 되고 싶으면 요리 학원을 등록합니다. 또는 식당으로 바로 갈 수도 있습니다. 혼자 영양소, 음식 궁합, 조리법, 식재료 보관 방법, 칼질 등을 터득하기에는 시간이 꽤나 걸립니다. 배울 수 있는 곳에 가서 기본기를 습득하고 좀 더 깊이 있는 과정을 통해 제법 실력을 갖춥니다. 그리고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갑니다.

다이어리 쓰기도 같습니다. 작성 방법, 시간 관리와 목표 관리의 개념을 배웁니다. 또 피드백의 중요성, 루틴 형성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는 부분과 다른 점을 발견하고, 하고 있는 방식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으면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이전에 다이어리를 여러 차례 바꾸고, 3년째 다이어리를 꾸준히 써 보니까 기본은 배움이고 심화는 이를 실천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는 써도 일주일 연속으로 적는 건 쉽지 않아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삶에 적용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이러면서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안 쓰는 원인과 해결책을 찾도록 본인이 노력해야 해요. 이번에도 또 안 되겠다며 포기하면 얻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애를 쓰는 과정을 통해 습관도 잡히고, 개선도 찾을 수 있고 결국 '내 것'을 만들게 되더라고요.



그렇다면 배워서 어떻게 나를 위한 맞춤형 다이어리를 쓸 수 있을까요? 세 단계로 나눠 설명드릴게요.

1 단계. 한 사람을 정해 따라 합니다. 다이어리는 챌린지 형식으로 많이 진행하고 있어요. 여러 사람 중 한 명을 선택합니다. 여기서 시간 많이 보내지 않았으면 해요. 하다가 안 맞으면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곳에 참여합니다. 또는 그 부분만 빼버려도 괜찮아요. 제가 고민과 결정하는 데 시간을 많이 쏟지 말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다음 단계부터 다른 사람의 다이어리를 살펴볼 거예요. 그래서 좀 더 장점이 많아 보이는 곳을 선택합니다. 그 사람의 수업을 듣거나 인증을 함께 해요. 이 과정에서 강사나 리더의 시간 관리, 다이어리를 쓰는 데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 그들의 생활 습관을 배울 수 있어요. 내 철학과 비슷하면 더 따라 하고 싶어 진다는 점에서 좋아요. 반대로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시각으로 삶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분명한 점은 혼자서 시작해서 계속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저도 지금은 혼자 쓰고 있으나 처음에는 도움을 받았습니다.


2 단계. 쓰면서 장단점을 파악합니다. 처음에는 하라는 대로 썼어요. 일단 저보다 꾸준하게 기록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적다 보니 단점이 보였습니다. 보통 챌린지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에는 어느 한 사람, 회사의 가치관이 반영된 다이어리입니다. 그 가치관이 비슷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같을 수는 없어요. 3P 바인더를 쓸 때는 계획이 없어서, 또 메모를 적을 수 있는 공간이 없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PDS 다이어리를 보면 한쪽에 이틀을 쓰기 때문에 메모 자리가 역시나 부족했지요. 결국 한쪽에 하루를 적으면서 계획과 메모 둘 다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기호를 활용해 적을 때는 며칠 못 가서 다시 시간으로 돌아갔습니다. 왜냐하면 정해 놓은 시간이 아니라 하고 싶은 때에 하는 태도를 고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다이어리를 쓰는 매 순간 마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저와 맞는지 아닌지를 자주 떠올렸습니다. 양식에서 장단점을 찾아도 되고, 제가 고쳐야 할 점이 있으면 보완할 수 있는 양식에 적었습니다. 그게 이전에 쓰다가 말았던 방식이더라도요.


3 단계. 위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 '맞춤형 다이어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조금씩 수정하는 경우도 있고, 업그레이드하는 시점에 완전히 바꿀 수도 있어요. 완성했다고 해서 계속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4개월마다 양식을 고민하는 시기가 옵니다. 일 년에 세 권의 다이어리를 쓰거든요. 새로운 다이어리를 펼치기 전에 이전에 적었던 내용을 살펴봅니다. 지금의 삶과 비교해서 수정 보완해야 할 점을 반영해요. 또, 책을 읽거나 다이어리를 주제로 한 포스팅을 볼 때도 고칩니다. 이럴 때는 양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처음 습관 잡을 때 시행착오를 거치듯 맞춤형까지 만들기 위해서 역시나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이 과정을 포기하지 않아야 해요. 우리가 따라 한 사람들도 이 과정을 거쳤습니다.


시간 관리 강의를 할 때면 전하는 말이 있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양식을 만들었다면 SNS, 책, 챌린지, 강의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라고 말합니다. 저보다 먼저 시간 관리, 목표 관리를 고민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저 역시 배우고 꾸준하게 쓸 수 있었거든요. 아무리 시중에 책과 강의가 있다 하더라도, 10년 이상 쓴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 고민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줄기는 변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다양해졌어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이 했던 고민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내용을 남겨야 할지 정해진 것 없습니다. 여러 종류의 다이어리를 써보며 본인이 느낀 장단점을 글로 남겨도 됩니다. 그 글을 읽은 누군가는 자신의 생활 패턴을 점검하며 구매 결정을 할 겁니다. 직장 다니는 회사원, 시험 준비 중인 수험생, 주부 등 본인의 상황과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 놓고 강의를 해도 되고요. 강의한다고 하면 강사가 가진 것을 알려주는 시간이지만 실제로는 정리도 되고 배우는 계기가 됩니다. 수강생의 고민을 들으면서 다이어리를 보완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요. 다이어리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다이어리를 구매했다면, 이 책을 읽고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게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으면 내가 했던 고민과 해결 방법을 처음부터 기록으로 남겨 놓으시길 바랍니다. 쓰는 중간에는 어떤 사람들을 도울지 떠올려보고요. 그러기 위해서 계속 알아보고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삶, 멋지지 않은가요?


모방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의 얼굴을 보며 따라 웃습니다. 또래 아이가 걷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 한발 내딛고요. 여자아이는 엄마가 하는 화장도 흉내 냅니다. 자라면서 경험을 통해 배우고 자신만의 사고를 만들어갑니다. 무조건 따르라는 말이 아닙니다. 무분별하게 따라가라는 뜻 아닙니다. 나를 가르쳐 주는 부모, 선생님이라 여기고 그들의 모습을 배우자는 것입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대신에 한 명, 한 가지 다이어리를 선택해 배우고 실천 과정에서 가감합니다. 처음부터 혼자 다 하려 하지 말고, 또 전적으로 같은 삶을 사려고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방으로 시작해 자기화로 끝내는 겁니다. 배운 대로만 하는 나는 복제품이지만 내 사고가 들어가면 새로운 걸 만들어낸 사람입니다. 이 단계까지 가기가 쉽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을 위한 다이어리를 만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좀 더 어려운 고민도 끝까지 해결할 수 있고, 힘든 순간에 부딪혔을 때도 헤쳐나갈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책을 내고 좋았던 후기가 있습니다. 책에 있는 방법을 적용시켜 보려고 마음을 먹거나, 뭔가를 샀거나 아니면 따라 해 봤대요. 이런 분들도 당연히 감사하지만, 해봤는데 저랑은 어느 부분이 안 맞아서 조금 다르게 해 봤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더 큰 욕심은 이런 분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서 책을 내고 강의를 했으면 합니다. 이건 작가이자 라이팅 코치로서의 바람입니다. 이 책을 읽고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시는 분께도 같은 소망을 꿈꿔봅니다. 자기화한 다이어리를 만들고, 그것을 제가 검색해서 보는 일이요. 다이어리를 바꿀 때나 매년 10월이 되면 살펴본다고 했는데요 그때 제 눈에 띄는 거예요. 저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알면 머리가 삐쭉 서는 느낌일 거 같아요. 딱 한 명이어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한 명이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본인이 믿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요일 연재
이전 07화익숙한 다이어리, 바꿔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