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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Dec 29. 2018

[퇴사하고 세계여행] 고생한 만큼, 기억에 남는다

(D+26, 치앙마이) 혼자가 아닌 둘이 하는 여행


2018.11.26

퇴사하고 세계여행 Day 27






[그의 시선] 고생한 만큼, 기억에 남는다



은퇴 후 여행을 종종 다니시는 부모님은 해외여행을 대부분 '패키지여행'으로 가신다. 여행코스가 다 짜여져 있는데다, 여행지간 이동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게다가 가격까지 (내 예상과 다르게)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이 '패키지'여행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다.

내가 미국에 있을 때, 부모님이 놀러오셔서 2주간 같이 여행을 했던 적이 있다. "내가 늘 여행하던 대로" 지하철도 타고 버스도 탔다가, 길도 헤매기도 하고 고생도 좀 하면서 여행했는데 부모님은 이때 여행을 두고두고 이야기 하셨다. 부모님도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을 좋아하셨던 거다. 다만 '자유여행'을 하기까지의 제약이 많을 뿐.

여러가지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패키지여행이 머릿속에 잘 기억에 남지 않는 건, 내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는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구글지도 보면서 길도 헤매고, 공항에서 숙소까지 교통편도 찾아보고, 택시기사가 맞는 방향으로 가는지 조수석에서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하는 것들이 모두 '여행'의 일부가 된다. 숨막히도록 멋진 풍경과 맛있는 식사는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이지만, 그것만이 여행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은 숙소에서 차로 약 30분정도 거리에 있는 푸핀테라스에 다시 다녀왔다. 푸핀테라스는 숙소에서 거리도 꽤 멀고, 약간은 외진 곳에 위치한 카페인데,  지난주에 방문했을 때 일몰을 못본 것이 아쉬워 노을 및 야경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지난주에는 메밀꽃부부님이 그랩을 다 예약해주셔서 편하게 이동해서 잘 몰랐는데, 이번에 직접 왕복으로 그랩을 타고 다니며 '고생'을 좀 했다. 야경을 보고 나서 카페에서 그랩을 부르려니, 외진 곳이기도 하고 그랩이 잘 안 잡히는 시간이라 30분이나 걸어 내려와서야 그랩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랩을 잡는 요령도 배우고, 푸핀테라스 및 숙소까지의 길도 더 익히고, 내가 경험한 만큼 그 지역이 더 눈에 보였다. 고생한 만큼, 기억에 남는다. 고생한 우리를 위해 우리는 Potto에서 돼지김치나베 (일본식 김치찌개)를 먹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했다. 오늘도 잘 놀았다.





[그녀의 시선] 혼자가 아닌 둘이 하는 여행


하루종일 낯선 동네에 있다 돌아온 우리 숙소의 포근함, 어딜가나 남편의 손을 잡고 간다는 따스함에 감사했던 하루다.

핑강카페들을 다니다 급 푸핀테라스에 다시 가게 되었다. 푸핀도이, 별 것도 아닌데 거기도 다녀오고싶다며 욕심을 내다 그 좋은 곳에서 오빠와 싸우다니 내가 어리석었다. 혼자가 아닌 둘이 함께니 훨씬 좋은만큼 내가 더 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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