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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Dec 30. 2018

[퇴사하고 세계여행]치앙마이에 물들다

(D+27, 치앙마이) 협상의 기술

2018.11.27

퇴사하고 세계여행 Day 28





[그녀의 시선] 치앙마이에 물들다


아침에 요가도 안가고 뒹굴대도 시간이 잘갔다. 메밀꽃부부와 함께하여 편하고 즐거웠던 하루.

미나밥집-준준카페-센트럴페스티벌까지 맛있고 예쁜 것만 보고 먹었다. 이렇게 놀고 먹어도 빠르게 흘러가는 백수 라이프에 또 한 번 감사하며 치앙마이에 물들어간다.

일주일밖에 남지않아 더 아쉬운 나날들이지만 앞으로 우릴 기다리는 일들에 더 기대되는 밤이다.






[그의 시선] 협상의 기술


협상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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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 보면, 무언가 구매를 하면서 협상을 하게되는 일이 자주 있다. 마사지를 받을 때도, 야시장에서 코끼리바지를 살 때도, 심지어 이메일로 숙소를 예약할 때도 협상의 기술은 적용된다. 협상을 위해서는 사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평균가격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말도 안되는 덤태기 가격에는 대꾸조차 하지 않고 걸어나올 수도 있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곳에서는 서로 반씩 양보하며 중간지점에서 가격협상을 종료할 수 도 있다.

나는 가격협상 하는걸 즐기는 편이다. 학창시절에 '바람의 나라'를 하면서도 장사를 통해 나름 '동대문 거상'이 되었고, '리니지'를 하면서도 사냥터 앞에서 물약장사를 하며 부를 축적했었다. 이때부터 이어져왔던 가격협상이 회사 업무에서도 이어졌던 거 같다. 내가 했던 일은 부르는게 가격이 되는 '장외시장'에서 이자율을 정하는 일이었으니까.

오늘 우연히 방문하게 된 (치앙마이에서 내가 방문했던 쇼핑몰 중 가장 세련됐던) "Terminal Festival"에서 그토록 찾아헤매던 Zhiyun Tech 미니 삼각대를 발견했다. 드디어 이놈을 찾았다는 기쁨 마음을 가게에서 한없이 표출하던 것도 잠시, 삼각대에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은걸 발견했다. 아차! 그제서야 내가 너무 사고싶은 티를 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가격을 물어보니 490 Baht (한화 17,000원)을 부르시는 게 아닌가. 같이 방문했던 미나님이 흥정을 해주셔서 40바트 깎을 수 있었지만 Last Price로 받은 금액이 450 Baht (15,000원). 이미 사고 싶은 티를 팍팍 냈던 터라, Discount를 몇 번이나 외쳤지만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이놈을 사고야 말 것이라는 것을. 나는 끝내 항복을 외치고 450 바트에 삼각대를 구매했다. 사실 3만원을 주고서라도 어떻게든 사고 싶은 제품이라 구매 자체에는 너무 만족했지만, 한국에서 6천원정도면 구매가능한 제품을 한국보다 물가가 싼 태국에서 15,000원에 구매했으니, 나는 이번 협상에는 실패한 셈.

그래도 세계여행지 중에서 물가가 저렴한 태국에서 이런 저런 경험을 하면서 '배낭여행자'로서의 레벨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가가 비싼 유럽이나 미국에서 같은 경험을 했더라면 만원이 아니라 10만원은 비싸게 샀을지도 모르니까. 내년 3월쯤 따뜻한 동남아를 떠나 인도를 향할때면 나는 '협상의 달인'이 되어있지 않을까. 그때쯤이면 길 걷는 모든 순간 달려든다는 인도의 삐끼 형,동생 들도 상대할 수 있는 '만랩'이 되어있기를 소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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