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3, 치앙마이) 둘이하는 여행은 욕심없이
2018.12.3
퇴사하고 세계여행 Day 34
[그의 시선] 이제 떠날 때가 됐나 보다
치앙마이 28일째. 이제는 님만해민에서 구글지도를 보지 않아도 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어느 카페가 몇시까지 하는지도 대충 알고, 할머니식당이 월요일에 휴무인 것도 안다. 매일 저녁 오늘은 어디를 가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게 되는 때가 왔다. 매일 저녁 새로운 식당을 방문하던 때도 다 옛 추억. 림핑마켓에서 사온 컵라면을 먹을 때도 집 앞 식당에서 밥을 포장해서 라면과 같이 먹는 경지에 이르렀다. 식당을 가도 딱 맞는 양으로 알뜰하게 시킬 수 있는 경지에 이르니 나와 와이프 둘다 말했다
"이제는 치앙마이를 떠날 때가 됐나 보다."
우리의 첫 한달을 너무나 완벽하게 만들어준 치앙마이. 날씨도 좋았고, 1년에 한 번하는 러이끄라통이 있어서 더 좋았고, 맛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가 많아서 좋았고, 요가원이 많아서 좋았다. 헬스장이 숙소 근처라 좋았고, 숙소 위치도 좋았다. 하루 3만원이면 맛있고 좋은 카페를 원없이 갈 수 있는 물가도 좋았다. 무엇을 해도 좋았던 치앙마이.
무엇이든 익숙해지면 무뎌지기 마련이다. 이 많은 장점들도 이곳에 오래지내다 보면 조금은 무뎌지지 않을까. 이 좋았던 감정들이 무뎌지기 전에 약간의 아쉬움만 남긴채 이곳을 떠나게 되어 그래서 또 오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 우리는 이제 떠날 때가 됐다.
[그녀의 시선] 둘이하는 여행은 욕심없이
아침부터 모바이크 계정이 잠기더니 그랩도 생각없이 프로모션코드를 적용하지 못하고 불러버렸다. 건드는 것 마다 안되는 참 되는 게 없는 하루.
혼자하는 여행이 아닌만큼 더 꼼꼼히 챙기고, 욕심도 버려야한다. 아직도 나에겐 욕심이 너무 많다. 욕심없이도 충분히 좋은 카페에 가고, 좋은 요가원에 갔다왔는걸.
눈물콧물 다 쏟은 올어바웃커피였지만 그곳은 평소의 모습 그대로라서 참 좋았다. 치앙마이는 너무 변하지않고 이 자리에 남길 바라는 것도 욕심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