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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Jan 12. 2019

[퇴사하고 세계여행] 찰나의 순간

(D+38, 빠이) 찰나의 순간을 잡을 수 있나

2018. 12.8 퇴사하고 세계여행 Day 39.



[그녀의 시선] 찰나의 순간을 잡을 수 있나

비가올까 걱정하며 시작한 하루. 기대이하인 온천에 가도 그와 함께라면 모두 즐거운 추억이 된다. 카페와 리조트에 가서 원없이 글을 쓰고, 영적인 요가수업도 듣고 왔다. 해먹과 밤하늘을 즐기러 방문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인생에 한 번 볼까말까한 번개쇼를 볼 수 있었을까.

아름다운 찰나의 순간은 준비하고 기다린 자만이 맞이할 수 있다. 빠이에서 오늘도 행복하다.






[그의 시선] 찰나의 순간


하루 종일 구름이 끼었다가, 개었다가를 반복하던 하늘이 결국 비를 내리기 시작했다. Sawasdee Yoga에서 하타 빈야사 Flow로 수련하던 중간이었다. 천장으로 비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요가 수련을 하는 것이 나름 운치 있었지만, 그보다는 스쿠터를 타고 숙소로 돌아갈 걱정이 앞섰다. 수련이 끝날 때쯤 그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사바사나에 들어갔다.

수업이 끝났을 때, 비는 꽤나 멎어 있었다. 우리는 Na's Kitchen에 가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 Na's Kitchen은 Trip Advisor 빠이 맛집 3위에 랭크한 맛집으로, 튀긴 생선구이가 일품인 집이다. 식사를 마칠 때 즈음엔, 다행히 비가 거의 그쳐서 스쿠터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나의 첫 스쿠터 운전기는 무사고로 마무리.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나와 방갈로 앞 의자에 누워 풀소리와 새소리를 bgm 삼아, 숙소 앞 맥주bar에 맥주를 사러 가려던 찰나. 하늘에서 번쩍. 소리없는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스쿠터 운전하기 어려울까봐 걱정하던 하늘이, 지금은 멋진 천둥쇼를 보여주는 하늘로 바뀌었다. 그 찰나를 어떻게든 담아보고자 카메라를 이리저리 들여다 보았으나, 매번 실패.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기는 어려웠다. 순간 포착에 실패하여 실망하고 돌아서려던 순간 카메라에 잡힌 천둥.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이렇듯 예고 없이 찾아온다.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고 해서 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실망하고 돌아설 이유도 없다. 찰나의 순간은 우리 앞에 예기치 않게 나타난다. 중요한 건 찰나의 순간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 예고 없이 찾아오는 그 찰나를 소중히 여기고 즐길 것인가, 그냥 스쳐지나 버릴 것인가. 그건 우리에게 달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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