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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Jul 25. 2018

퇴사 후 세계여행, 그 후

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퇴사 사유에 '세계여행'을 적어내는 쿨한 순간을 꿈꾸며 오늘도 사무실 책상에서 하루를 흘려보낸다. 


'퇴사'와 '세계여행' 참 쿨하면서 핫한 키워드지만 '욜로'라는 말 뒤의 책임은 온전히 내 몫이다. 

 


뼛 속까지 보수적인 나는 '세계여행 후의 일상'이라는 머지않은 미래까지 정해두고 떠나고 싶은 지, 걱정되는 마음에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검색해보곤 한다. 그런데 나오는 건 거의 없어서 시중에 나와있는 여행 책을 뒤적여보지만 이 역시도 여행 전, 여행이야기가 전부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돌아온 이후의 이야기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여행 준비부터 시작해 여행 도중에도 내내 이어지던 생중계가 여행이 끝나면 뚝 끊긴다. 
여행을 통해 변화된 일상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 


내려가기 전이 가장 무섭다. 막상 뛰고나면 온 몸을 압도하는 스릴로 두려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그래서 퇴사하고 세계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그 답을 직접 구하기로 했다. 

인터뷰했던 한 부부는 '여행 이후의 이야기'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속시원하게 말했다. 


"여행을 다녀오면 생업을 하느라 정말 바빠서 기록할 시간, 여유가 없어요."


그래서 내가 직접 다니며 만나보기로했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다음 많은 사람이 나에게 던지는 공통적인 질문이 있다.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은 내가 일자리는 구했는지, 구했다면 무슨 일을 시작했는지를 궁금해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내 남편의 구직 결과도 알고 싶어했다. 

여행 후 내가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이 바로 이것이었다.
내 여행 이야기보다 여행 후 먹고사는 근황을 더 궁금해했다.사실 나는 친구가 염려하는 만큼 어렵게 살고 있지 않다. 

그러니 여행 이후의 삶을 무작정 걱정하고 고민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지 말자. 


『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정은길, p13





이렇게 시작한 프로젝트로 어느새 여섯 쌍의 부부를 만났습니다. 

사실 막연한 두려움에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 두 번째 부부인 메밀꽃부부와의 인터뷰 이후 더이상 불안하지 않게됐습니다. 저희가 확신을 가지게 된 것처럼 걱정이 되어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분들께 확신의 조각을 나누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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