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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Jul 30. 2020

브런치덕분에 작가의 꿈을 이뤘습니다

세계여행보다 큰 버킷리스트였던 책내기. 출판 계약을 했습니다.


오늘은 존댓말로 글을 씁니다.

다름이 아니라 브런치 독자님들의 따뜻한 응원덕분에 힘내서 쓴 글이 한 권의 책으로 올 연말 혹은 내년초에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기획사와 출판 계약을 마쳤습니다. 그것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출판사와 함께 일하게 됐습니다.


세계여행보다 더 오랜 꿈이었던 건 제 이름으로 된 책을 세상에 내보이는 것이었어요. 아마 고등학생 시절부터 꿨던 꿈같아요.(프랭클린다이어리에 썼던 것 같은데) 늘 꿈으로만 간직하다가 작년 말 이곳에 수줍게 꿈을 고백했었어요.



https://brunch.co.kr/@bellakwak/155


저 글을 다시 읽어보니 말하고나면 이뤄진다니까, 라며 끝맺었던데 그 말이 현실이 됐네요. 아직도 어안이 벙벙한 현실말이죠. 아쉽지만 브런치에 썼던 글을 거의 모두 비공개로 돌렸고, 브런치북은 삭제했어요. 글을 다듬고 응축하고 또 그새 더해진 이야기를 맛있게 버무려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들겠습니다.


책을 쓰려면 유명하거나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평범한 회사원이 성공하려면 성공한 커리어우먼이 되어야 하는데, 그럼 외국계 회사에 가면 빠를 것 같아 외국계 취업을 희망했습니다. 막상 그 미국 회사에 가보니 동기부여가 되지않는 인사 체계에 어느새 현실에 안주하는 무능한 사람이 된 것 같았죠.


이렇게 책은 커녕 인생살이도 답답하겠어. 노선을 바꾸자. 그렇게 자연스레 세계여행 후의 이야기로 책을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너무 궁금한데 도저히 퇴사하고 세계여행 다녀온 후 어떻게들 살고 있는지 후일담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도저히 인터넷으로는 찾기 힘들어 퇴사와 여행을 고민하던 2016년 겨울부터 세계여행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총 8커플을 만나며 사실 첫 번째 인터뷰를 마치고 저와 남편은 퇴사와 세계여행을 머지않은 미래에 떠나기로 마음이 굳어졌습니다. 저희만 알기엔 너무 아쉬운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들을 엮어 여행 전에 인터뷰집을 내는 게 목표였어요.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막상 퇴사하고 여행 준비하느라 너무 바빠 뒷전으로 밀려버렸죠.

 

여행을 다녀온 지금은 왜 후일담이 잘 없는지 알 것 같아요. 여행 전, 여행 이야기는 차고 넘치는데 여행 후 이야기는 없는지요. 돈을 썼으니 다시 벌어야 하고, 그렇게 다시 열심히 살다보면 블로그에 남길 여유가 사라지는 거죠.

그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일담은 많이 공개되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세계여행을 다녀온 사람조차 다른 이들이 어떻게 사는지 무척이나 궁금하거든요. 그래서 쓰기로 했습니다. 인터뷰도 좋지만 제 이야기를 솔직하게요.


 

그렇게 이곳 브런치에 자칫 무모해보이는 퇴사와 세계여행을 고민하고,

답없는 회사생활과 인생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

직접 오백 일간 유랑하고 와서 바뀐 삶, 앞으로 어떤 길을 걷는지를 허심탄회하게 썼습니다.


제대로 쓰기 시작한 건 작년 연말 과테말라, 빠나하첼 한국인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카페로꼬에서 한국만큼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출간기획서를 쓰면서였어요. 제가 하고 싶은 메세지를 목차로 다듬고나니 쓰기가 수월했습니다. 물론 이 목차는 몇 번 수정했는지 모를만큼 자주 뒤집었지만요.


그렇게 올해 1월1일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부터 마지막 여행지 아르헨티나에서 꾸준히 썼습니다. 최대한 주2회 브런치 발행을 목표로 쓰려했는데 2주씩 못 쓴 적도 있던 것 같아요.

한국에 와서도 꾸준히 썼습니다. 코로나덕분에 집에 콕 박혀 있던 덕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썼던 글은 모두 브런치에 올렸습니다. 책을 내면 구성하고 싶은 목차 순서대로 브런치북을 3 말에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2018년 연초, 삼수끝에 브런치 작가가 됐는데 이렇게 꾸준히 글을 올린 건 처음이었어요. 감사하게도 꽤나 자주 브런치께서 메인에 글을 노출시켜주셨습니다. 브런치북은 꽤나 오래 메인에 띄워주셨는지 누적 16만명의 뷰가 나왔고 지금까지 총 50만 번 넘게 제 글이 읽혔다는 사실은 언제나 가슴이 벅찹니다. 모든걸 차치하고 내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너무도 따뜻한 응원을 받았다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합니다.

덕분에 브런치 글을 보고 한국관광공사에서 원고 청탁을 받는 말도 안되는 좋은 일도 있었구요.


그렇게 애정있던 <퇴사하고 세계여행> 매거진에 있던 36개의 브런치 글을 어제 비공개로 돌렸습니다.

그 이유는...! 출판계약서에 사인을 했기 때문입니다.





투고를 20 전부터 했는데 현재까지  곳에서 거절,  곳은 답이 없으며, 나머지  곳에선 보낸지 2주쯤 됐을   눈을 의심한 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일산-대학로-강남-일산을 왔다갔다하며 녹초가 된 김에 아쉬탕가까지 수련하고 자전거가 없어 집으로 걸어가던 길. 출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니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는 대표님의 메일을 보고 그 자리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마스크로 새어나오던 웃음이 멈추지 않았어요.  


마중나오던 남편과  위에서 만나 한바탕 춤을 추고 그로부터 일주일 , 떨리는 마음을 안고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출판은 커녕 출판사와 미팅도 처음인 저는 커피값은 누가 계산하는지, 미팅에선 무슨 얘기를 하는지 가늠이 안됐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다가 대표님이 계약서를 꺼내셨습니다. , 심쿵.








그렇게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가장 좋아하던, 제가 내고 싶은 책을 구현해내던 예쁜 출판사, 작가 한명 한명을 진심으로 생각하는게 느껴졌던 따뜻한 곳과 꿈에도 바라던 제 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오랜 버킷리스트였던 책출판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건 브런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백 여분의 구독자님 한 분 한 분 모두 저에겐 정말 소중합니다. 여타 다른 SNS의 팔로워와는 다르게 브런치는 그냥 한 분이 모두 감사해요.

늘 따뜻한 댓글과 응원주신 구독자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초보작가의 출판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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