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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Aug 29. 2022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슈퍼컴퓨터도 못 맞추는데 걱정을 해서 뭐하나

주간 백수부부 2022 시즌7. 52화 글쓴이 아내(망샘)



7월7일 카카오톡 '주간백수부부'에 연재된 글입니다




덥고 습한 날이 몇 주째 이어지고 있는 요즘.

2주 전에는 내내 비가 올 거라더니 날이 굉장히 좋았다.

이틀 전에는 태풍이 올 거라며 대대적으로 겁을 주더니 다행히 태풍이 비껴가고 해가 나타났다.

기상청의 성능 좋은 슈퍼컴퓨터도 이렇게 한 치 앞도 맞추지 못하거늘 내 앞날도 누가 맞출 수 있을까.



임신을 하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그려보면 걱정할 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쌍둥이의 기쁨은 2배라지만 힘듦은 4배, 아니 그 이상이라고 한다.

보통 부모님 근처에서 육아를 하며 손을 빌리기 마련. 하지만 우리는 제주에서 낳고 키울 예정이다.



제주 친구집에 놀러가는 길. 근처 유명한 빵을 사러 왔다. 힙한 인테리어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또 하나의 근심거리라면 소득이 안정적이지 않은 프리랜서라는 점.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다’고 책까지 낼 정도로 퇴사 후 삶에 만족한다.

둘이 이렇게는 평생도 살 자신이 있다.


하지만 내가 부모님 등골을 뽑아먹은 걸 생각하면…

쌍둥이를 성인까지 키우려면 녹봉을 받는 직장인으로 돌아가는 게 나은 길일까 문득 고민이 된다.


세 달만에 본 예전 집주인들의 반려묘 시루는 여전히 사랑스럽다. 간식을 위해 발도 내어주는 녀석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해결할 수 없는 일은 걱정해 봐야 소용이 없다.”


티베트 승려 달라이 라마는 말씀하셨지.

제주에서의 육아와 프리랜서, 모두 일어나지 않은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또 다른 성인은 이런 말도 하셨다.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그래서 나는 요즘 오늘의 행복에만 집중한다.

일을 계획만큼 못해냈다는 죄책감은 눌러두고 하고 싶은 대로 책을 읽고 쉰다.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바로 사거나 해 먹는다.

악명 높은 쌍둥이 임신 19주 차에 들어섰지만 무탈하게 지내고 있다.

배가 5개월치고는 많이 불러 몸을 굽힐 때 조금 불편한 것 빼고는 속도 편하고 잠도 잘잔다.



 

우리 수박이도 여전히 귀엽다. 털옷을 입어 얼마나 더울까싶어 중문으로 대피시켜 얼음을 준다.



아이를 갖고 알아보니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준다.

출산 축하금부터 지자체별로 무주택자 주거 지원금, 기저귀와 분유값 지원까지 꽤 다양하다.

산후도우미도 합리적인 가격에 쓸 수 있는 제도 또한 십 분 활용할 예정이다.


수입 역시 작년 이맘때는 상상도 못 한 방향으로 (창업) 일을 하고 있으니 내년엔 직장인 부럽지 않은 돈을 벌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슈퍼컴퓨터도 못 맞추는데 한 치 앞의 인생도 알 수 없다. 그러니 걱정 대신 지금 재밌게 살자.


요즘 홈메이드 요거트에 그래놀라와 블루베리를 팍팍 넣고 먹는것에 꽂혔다.


직접 키운 텃밭 바질로 페스토를 만들어 파스타까지 만들었다. 자급자족의 기쁨!



하지만 베트남 음식같은 이국적인 음식은 집에서 해먹을 수 없다. 베트남여행가고 싶은 마음을 달랬다.


여름은 옥수수! 일하기 싫을 땐 그냥 냅다 누워서 옥수수 먹고 책을 읽으며 소확행을 한다.


죽은줄 알았던 수국 나무에서 한 송이 수국이 뒤늦게 피었다. 생명은 다 귀중하다.


주인집 아줌마 집에 초대돼 과일을 들고 저녁먹으러 놀러가는 길


식당뺨치는 시설에서 숯불로 바베큐를 해먹었다. 동네 비하인드 스토리도 듣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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