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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퇴사일기

[퇴사D-192]남이사 아이를 갖든 말든 무슨 상관

사생활 참견도 정도가 있어요

by 망샘


좋아하는 회사 동료(라기엔 직급 차이가 많이 나지만)들과 밥을 먹다 회사 어린이집 이야기가 나왔다.

사내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내며 만족하고 있는 여자 동료분이 나에게 화살을 던지셨다.


"XX도 얼른 아이낳으면 거기에 아이 맡겨야지~"


회사 분위기가 워낙 한 부서에서 오래 일하고 서로 오래 아는 사이들이라 공과 사의 구분없이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기 때문에 결혼 후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질문이라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어차피 1세반은 정원 다 차서 못 보내잖아요~" (애초에 임신하고 이 회사 다닐 마음도 없음ㅋ)


그러더니 또 다른 아재가 나를 나무라기 시작.


"애기 늦게 낳으면 좋은 게 없다. 빨리 낳아서 키울 생각을 해야지 어쩌고저쩌고........" (이때부터 짜증나서 기억도 안남)




부모님도 안꺼내는 임신얘기를 왜 회사 사람들한테 들어야 하는지 또 다른 종류의 화가 솟구쳤다.

회사를 다니면서 참 다양한 종류의 화를 겪는듯. 너나 애기들 잘 키우세요 진짜.


나보다 먼저 결혼한 4살 위 선배는 침묵으로 일관...^^ 언니는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할까.



다른 이야기지만, 혹여나 원피스나 조금 꾸민듯한 옷을 입고 오면 단골멘트로 "오늘 어디가냐~ 좋은데 가냐~ 누구랑 만나냐~" 소리 듣는 게 싫어서 일부러 예쁜 옷은 회사에 안 입고 오고, 요새는 화장도 거의 안 하고 다닌다.


물론 말하는 당사자들이야 지나가는 말, 인사말로 툭툭 던지겠지만 듣는 사람 기분도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

임신, 퇴근 후 생활, 주말에 뭐 했는지, 그리고 더해서 "요새 재밌는 거 없냐?" 이 질문 좀 제발 하지 맙시다.


(근데 나도 누군가에게 저런 질문들을 생각없이 했던 것 같다. 이렇게 욕하면서 꼰대가 되어가다니 얼른 탈출해야해...)




D-192를 D-92로 당길까 고민도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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