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여지조차 없는 조직은 나와야하나?
2~4월 사이는 연봉 협상 및 성과급으로 이러쿵저러쿵 회사가 시끄럽다. 물론 내가 다니는 회사는 '협상'은 전혀 없고 그냥 통보하면 받는 식이라 거리가 멀지만, 지인들이 형식적으로라도 성과급 면담을 하는 걸 보면 '우는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딱이다.
'내가 이만큼 성과를 올렸고, 이직 오퍼도 여럿 받았다. 내가 원하는 성과급 수준으로 맞춰주지 않으면 나는 나갈거야' 라는 뉘앙스를 비추면 상사들은 심기가 불편해진다. 불편한 마음으로 계속 '얘한테 뭘 더 해줘야하나' 생각(만)하겠지. 물론 이것이 성과급으로 반영되는 열린 조직은 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경각심을 주면 떠나지않게 하기 위해 안달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단 성과급뿐만 아니라 일을 할 때도 그렇다. 고객충성도 재고를 위해 골드, 실버, 브론즈 등 분류하고 어느 고객을 그 등급에 넣을지 고민하는데, 여기서도 우는 놈을 더 잘 챙겨주게 된다.
100% 자사 제품을 쓰는데 규모도 큰 A라는 회사와 50:50으로 경쟁사제품과 섞어 쓰면서 계속 자사에게 가격 인하 및 프로모션을 요구하는 B, 이 두 곳 중이 있다.
우리 제품만 사용하는 A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하는게 당연해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A는 비싼 가격, B는 더 싼 가격이 책정된다.
왜냐고? 비싼 가격을 매겨도 A는 우리 제품을 쓸 걸 아니까.
일에서도 이런데 회사 내부에서는 어련할까.
'나 오퍼받았다. 승진을 빨리 시켜주든지 돈을 더 주지 않으면 나갈거야!' 라고 밀당하는 A 사람과 '넵! 알겠습니다! 팀장님이 시키시는 대로 뭐든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회사에 순응하는 B가 있다면 누가 더 대우를 받을 것인가?
우는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을 만든 옛 조상님들의 혜안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더 찝찝한 건 이렇게 내가 받는 연봉, 성과급에 대한 협상의 여지도 없는 조직이 나를 포함하여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퇴사를 결정하기 정말 잘했다 싶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