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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퇴사일기

[D-181]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줄어가는 날짜와 반비례하는 내 기분

by 망샘



앞으로 몇 번의 월요병을 더 겪으면 이런 판타스틱한 일과를 보낼 수 있을까?




아무리 퇴사 날짜가 다가오고 있어도 일하기 싫고 회사에 나가기 싫은 건 여전했다. 지난주에는 꼴 뵈기 싫은 사람도 사무실에 나오는 날이라 더 가기 싫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지난주 내내 생각보다 기분이 괜찮았고 버틸만 했다. 해탈의 경지에 올라 누가 무슨 개소리를 하든 말든 이젠 디데이를 기다리는 마음이 수험생같다고 해야할까?

2주전만해도 앞자리가 1로 바뀌었는데도 너무 까마득하고, 또 싫은 사람이 자꾸 거슬리게 해서 퇴사일을 앞당길까 깊이 고민했었다.



하루는 너무 회사가 가기 싫어서 잠이 안오던 밤, 실수령액을 실제 근무시간으로 나누어 시급을 계산해봤다.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알바로는 받기 힘든 시급이었다.

거기에다 동료들과 커피마시는 시간, 양치하다 만나는 사람들과 수다떠는 시간, 신문읽는 시간 등 딴짓을 조금씩 가미해주면 시급이 더 올라간다. (이 대목에서 동기는 창조경제라고)


물론 절대로 추가근무는 하면 안된다는 가정하에. 계산이 끝나자 요즘은 칼퇴 혹은 10분~30분 안에는 누가 앉아있건 후다닥 나오기 시작했다.





개썅마이웨이로 앞으로의 180일을 보내려하니 디데이를 세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일할 땐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지어놓고, 중간중간 창조경제도 해주다보면 시간은 어느덧 D-80이 되고, D-8이 되겠지.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누워서 멍때리며 야구를 보다 스르륵 낮잠이 드는 그런 일상을 누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평일 야구장도 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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