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이랬다저랬다 왔다갔다
나는 생각보다 더 날씨에 기분이 좌우되는 사람이었다. 오늘은 어제와는 다르게 날씨도 맑고 화창해서 출근하는 길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등에 업고 기분좋게 간 회사에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출근을 하지 않아 퇴근할때까지 그 기분이 이어졌다.
아름다운 아침- 이대로만 가도 좋았으련만.
기분탓인지 자리를 비운 동안 다른 사람들이 하던 일이 나에게 할당되고 있었다.
일을 많이 하는 건 상관없다. 그러나 중요한건 그 일을 왜 내가 해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었다. 직접 당사자의 입을 통해서가 아닌 남의 입을 통해 일을 받는 건 굉장히 불쾌하다.
어차피 육개월도 채 안남았고 대충 해도 뭐라할 사람도 없지만 ‘님’자도 붙여서 부르기 싫은 사람때문에 또한번 화가 훅 올랐다 내려갔다.
내내 기분이 좋다가 퇴근하는 길에 받은 업무지시로 기분이 안 좋아졌다. 하지만 뭐든 마음먹기에 따라 달려있고, 이렇게 추운 날에도 봄을 알리며 외롭게 피기 시작한 산수유를 보니 화도 눈 녹듯 사라졌다.
그리고 집에 일찍 돌아와 차가운 공기로 환기를 시키며 미뤄둔 빨래, 청소, 설거지를 하니 이렇게 개운할수가. 화룡정점으로는 요가까지 하며 머리를 깨끗하게 비워냈다.
194일 후면 이 모든 기록이 얼마나 작고 우스워보일까. 해방의 그 날만 생각하면 걷다가도 웃음이. ㅋㅋㅋㅋ